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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인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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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덩이 Nov 13. 2016

[제 27장]

[2016년 10월 23일 - 더 잘할 수 있는데...]

인도를 보고 있자면, 안타까운 점이 하나 있다. 과거 대한제국의 모습, 초기 대한민국의 모습과 겹치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요즘 같은 시대에 돈을 받고 나라를 파는 사람들은 없지만, 돈을 위해서 나라도 팔아버릴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고, 정부 관료의 경우 특히 뒷돈 거래를 하지 않으면 일의 진행이 얼마나 더뎌지는지를 지금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빌딩도 보유하고 있고, 땅도 있고, 사업체도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하나 같이 입 밖으로 내뱉는 소리가 똑같다. "Money is everything to me."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대부분이고, 돈 때문에 의가 갈라지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 계약을 위반하고도 계약금을 다 돌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이번 사택 선정과 관련해서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보증금 + 한 달치 월세를 돌려줘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치 월세를 돌려주지 않았다. 계약의 파기는 물론 집주인 측에서 했고, 우리가 실제로 그 집에서 살았던 적도 없지만 (집이 어떻게 생겼는지 난 구경도 못해봤다), 1달간 다른 사람들에게 집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집세를 돌려주지 못한다는 것이 집주인 측의 입장이다.

법적으로 응대를 하는 방법도 고려를 해봤지만, 인도의 변호사들은 조금이라도 돈을 더 받기 위해서 진행을 질질 끌기로 이미 유명하고, 인도의 법 체계도 딱히 강력하다고 할 수 없기에 100만 원 돌려받으려다 500만 원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진행 중인 WPC의 경우에도 내가 서류를 제출하고 등록비까지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약 1달에서 1달 반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답변을 받았다. WPC 사무실 직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11월이나 돼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인데, 그렇게 되면 업무적으로 너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증을 대리로 해주는 업체를 찾았고, 그 업체에 문의를 했더니 5일이면 업무를 끝낼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뒷돈이 들어가면 업무의 진행 속도가 최대 약 9배가 빨라지는 것이다.


사실 인도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기적으로 생각날 때마다 기록으로 남기려고 했지만, 10월 23일 이후로 한 번도 브런치에 따로 접속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간 있었던 일을 28장에 다시 정리하려고 한다.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시간이 정말 너무 빠르게 흐르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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