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뀐 지 벌써 한 달 가까이 되어간다.
해가 바뀌면 나는 늘 할 일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리는 것이다.
"지난 한 해도 고마웠다"부터 "새해 복 많이 받아" 등 누군가에게는 문자를, 누군가에겐 전화를 돌리는 것이 연말 혹은 연초의 내 일상이다.
하지만 올해 어느 순간 내 일상이 조금씩 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해가 바뀌든 말든, 2019년과 2020년의 차이는 단지 어제와 오늘의 차이일 뿐 큰 의미도 없다는 것. 그러다 보니 지인들에게도 딱히 연락할 생각도 들지 않는 것이다.
지금보다 좀 더 어릴 적엔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의식 아닌 의식으로 친구와 약속을 잡고 술이라도 먹었고,
그러면서 나이 듦에 대해 걱정과 한탄이라도 했었는데. 지금은 그러한 과정이 없다 보니 나이 듦에 대해 보다 덤덤해진 기분이다.
지인들에게 연락을 하지 않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먼저 연락을 돌리지 않으니 연락이 오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여태껏 지인과의 정겨운(?) 새해 인사는 나의 의지로 이뤄진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되니 살짝 서운하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고. 뭐 이런저런 감정. 한편으로는 이러한 행위가 지금의 나처럼 대다수 내 지인에게는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에 속하는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오늘 저녁 얼굴 본 지 몇 년은 된 중학교 동창에게 문자가 왔다.
"잘 지내지? 새해 복 많이 받고 명절 잘 보내라~"
뜬금없는 연락이기도 하고, 복붙의 메시지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의 안부 인사를 받는 기분이 이런 거구나 싶다. 그동안 나의 연락을 받았던 이들의 입장이 되어보니 새삼 새로운 느낌.
게으른 탓에 몇 시간이 지나서야 답장을 보낸다.
"먼저 연락 줘서 고맙다. 올해도 건강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