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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ysleeper Jan 19. 2019

오늘의 행동 : 긴급구호 기금 후원

잘 어지르는 능력.


일러스트 by @napping_chronicler


오늘의 당신.

잘 어지르는 능력.


간편하게 살기로 했다. 저장강박증까지는 아니지만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마음먹고 짐 정리, 옷장 정리를 해도 매번 버려지지 못하고 다시 어질러지는 물건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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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책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두어 개 정도의 상자에 꼭 필요한 물건만 담아보는 것. 비우는 게 익숙하지 않은 나는 필요한 것만 채워보는 방식을 택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문제다. 이 박스에 침대는 어떻게 넣지? 책에는 어떠한 예외 조항 조차 없던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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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안된 책상. 옷으로 탑을 쌓아놓은 암체어. 책장에 채 들어가지도 못하고 바닥에 퇴적암처럼 켜켜이 쌓인 잡지만 예닐곱 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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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간편하게 살겠다는 다짐만 간결하게 정리해버리고 말았다. 이성적인 판단이 도려내진 머리에는 새로운 합리화가 어질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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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뭐가 어디에 있었는지 오히려 헤매는 사람이었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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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by @napping_chronicler


오늘의 행동.

긴급구호 기금 후원.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을 떠올리면, 내가 있는 이곳은 완벽히 정리된 너무나 편안한 공간이 된다. 무너진 건물과 도로, 뒤집어진 차, 수많은 부상자들과 아직 수습되지 못한 시신들까지 아비규환이 된 쓰나미 피해 현장. 재난이 남기고 간 자리는 재난 당시보다 더 잔인하고 가혹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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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하게 내린 몇 잔의 커피도 정리하지 못하게 만드는 게으름을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지만, 조금 나누는 것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아름다운 생각은 클릭 몇 번으로 누구나 더 넓게 어지를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의 당신은 어떤 기분인가요? 나로 대변되는 우리의 일상에서 당신의 기분을 헤아려봅니다. 여러분의 지나간 사연이 누군가에겐 현재의 모습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밥을, 옷을, 공간을, 곡을 때로는 한숨을 가지고 당신의 글을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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