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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ysleeper Feb 04. 2019

오늘의 여행 : 인도 라다크 카르둥라

소통을 강요하는 시대.

일러스트 by @napping_chronicler


오늘의 당신.

소통을 강요하는 시대.


여기저기 난무하는 소통이라는 말이 언제부턴가 껄끄럽게 느껴집니다. 참 좋은 단어인데 말이에요. SNS, 인터넷, 각종 매체까지 소통을 위한 공간이 넘쳐납니다. 이제는 서점 매대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흔한 키워드가 되어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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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바야흐로 소통을 강요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듯합니다. 많은 사람이 강박적으로, 때로는 기계적으로 말과 글을 쏟아낼 것을 요구받고 누군가는 소통이라는 명목 아래 불특정 다수의 관심을 목 빠지게 기다리기도 합니다. IoT로 대표되는 각종 기기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단순한 연결(network)과 진정한 소통(communication)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소통이라는 단어로 위장한 여러 매체의 일방적 투고에 소통의 원의미가 변질되었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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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소통은 그 가치에 어울리는 새로운 단어에 그 자리를 내줘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소통을 절실히 원하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점점 그 소통이 빈껍데기처럼 되어버리도록 만드는 모든 수단에 대해서 반감을 가지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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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 신부의 '침묵의 기술'은 유물론과 무신론의 부상 속에 보수적 가치와 사회적 전통을 옹호하는 입장을 담은 책입니다. 1771년에 출간된 이 책이 2세기나 지난 오늘날, 소통의 강요에 반하여 침묵을 옹호하는 역설적인 방식으로 읽히고 있다는 점에서 새삼 시대를 관통하는 무언가를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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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반대말은 고립과 단절이며, 고립된 상태는 소외, 불안과 고통을 동반한다고 하죠. 이런 이유로 오늘도 억지스러운 소통에 휩쓸려 허우적거리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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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단절된 채 평온한 자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온전히 그리고 순수하게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그 시간이 축복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퇴근길 우연히 발견한 길고양이로부터 어떤 감정을 느끼고 위로받는 순간도 있죠. 우리는 이런 경험을 소통이라 부르진 않습니다. 소통이 내어줄 자리에 조심스레 교감이라는 단어를 앉혀봅니다. 소통의 주체는 ‘우리’지만, 교감의 주체는 ‘나’ 홀로도 충분하니 누군가의 강요를 걱정할 필요는 없겠네요.



사진 by @napping_chronicler


오늘의 여행.

인도 라다크 카르둥라.


일 년에 3개월밖에 길이 열리지 않는 라다크 지역은 서부 히말라야 고원의 황량한, 그렇지만 숨겨진 아름다움을 은밀히 간직한 신비로운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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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과 개방 그리고 소통이 언제나 삶의 가치를 풍요롭게 해주지는 않는 듯합니다. 과거 중국과 서역을 연결해주던 실크로드는 무역을 통해 정치 경제 문화를 이어준 동서문화의 교두보였지만 어느덧 역사 속에서 잊혀진 채, 이제는 대자연과 생명의 물줄기만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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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의도된 단절이 더 큰 치유를 가져다주기도 하죠. 온갖 물질적 세계를 단절하고 나서야 비로소 경이로운 자연과 연결되는 곳. 가장 아름다운 실크로드 구간으로 손꼽히는 인도 누브라밸리 카르둥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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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로 지날 수 있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도로에 올해도 구름 꽃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푸짐하게 폈습니다.




오늘의 당신은 어떤 기분인가요? 나로 대변되는 우리의 일상에서 당신의 기분을 헤아려봅니다. 여러분의 지나간 사연이 누군가에겐 현재의 모습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밥을, 옷을, 공간을, 곡을 때로는 한숨을 가지고 당신의 글을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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