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11
오후 8:53분
아이를 만날 준비를 하고있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세상에 태어나
장남으로, 가장으로
부모의 부양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살아오고
아내 또한 부양할 준비를 하고 결혼을 하였지만
온전히 나의 선택으로 어떤 생명이 만들어지고
책임지는,
오로지 나만의 선택과 책임으로, 주어진 것이 아닌 내가 만든 최초의 생명이자 원하였던 부양 -
그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사랑하는 아내의 핏기없는 얼굴은
이 어린여자가 성인이 되어가는 모습으로 보이고
생각보다 떨리지 않을것 같았던 마음은 생각보다 떨리고
또 반대로 어른의 것이라 여겨졌던 출산은 꽤 어린 우리가 하고 있는 모습이 어색하다.
이름하나 지어주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새로운 나의 생명
나의 분신 - 나의 유전자 - 또다른 나의 삶
마치 회귀나 부활과도 같다고 느껴지는 행위는
내가 못 배운것을 채워주고
늦게 느낀 것들을 더 일찍 느끼게끔 해주고싶다는
전승의 시작이 욕망된다
첫째는 둘째가 있음으로 완성되듯
나라는 인간또한 아이가 있음으로 한차원 높게 성장한다
아이가 태어났다.
코는 나를 닮았다. 눈은 정말 크다. 아내를 닮은 것 같다. 머리카락이 이미 엄청 많다. 이미 단발이다.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고 무언가 설명할수 없는 복받침이 있다
최고충전량이 점점 떨어져가는 나에게
마치 보조배터리처럼 삶의 의욕을 솟게하고
내가 살며 못했던 모든것들을 해주고싶고
내가 살며 어렵게 얻은 것들을 조금 더 쉽게 알려주고싶다
태어난 아이의 사랑스러움이 그 동안 아이를 싫어했던것이 본능적인 것이 아닌 학습에 의한 방어기제가 아니었나 싶을정도로 사랑스럽다
사랑하는, 앞으로 더욱 사랑하게 될 나의 딸아
현명하고 지혜롭게 자라나게 유도할 나의 딸아
세상을 넓게 보고 타인을 이해하며, 충족가득한 행복한 삶을 살기를
- 아이 태어날때 분만실 커튼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