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니체이야기_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7
제 1부_짜라투스트라의 서설_7
어느새 해가 지고 저녁이 되자 시장에는 어둠이 짙게 깔렸어. 사람들은 다 흩어졌지. 더 이상 놀랄 일도,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일도 사라졌거든. 그런데 짜투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죽은 줄타기 광대 옆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어. 그 긴 시간 동안 짜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아마도 자신이 30세에 고향의 거리와 고향의 호수를 뒤로 하고 산으로 올라간 일, 10년 뒤인 지금 산 아래로 내려와 사람들에게 위버멘쉬를 선언하던 일, 줄타기 광대가 죽은 조금 전까지의 일을 되돌아보지 않았을까? 사람들은 왜 자신의 말을 무시했을까, 줄타기 광대는 왜 죽을 수밖에 없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지 않았을까? 이윽고 밤이 되자 싸늘한 바람이 짜투의 머리 위를 스쳐갔지. 드디어 짜투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해.
‘짜라투스트라는 오늘 참 멋진 낚시를 했다. 인간은 하나도 낚지 못했지만 송장 하나를 낚았으니 말이야.’
짜투는 사람들에게 위버멘쉬를 가르쳤지만, 사람들은 짜투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고 관심도 두지 않았어. 산 아래로 내려와 사람들을 지혜로 깨우치려는 짜투의 계획에는 좋은 결과가 거의 없었던 거지. 그나마 대화하며 소통이 되었던 유일한 사람 줄타기 광대가 있었지만, 그 마저도 죽었잖아. 그런데 말이야 짜투는 그 줄타기 광대 즉, 송장이라도 낚은 것에 만족해하는 거야.
그래서 짜투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참 비참하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줄타기 광대가 왜 죽었지? 줄타기를 하고 있던 그에게 익살꾼 같은 한 남자가 갑자기 다가와 소리치고 위협하고 방해했기 때문이잖아. 한낱 익살꾼에 불과한 한 남자가 줄타기 광대의 귀한 목숨을 앗아간 거야. 그러니 힘들었지만 꿋꿋하게 버티면서 지금까지 살아왔을 줄타기 광대의 삶이 얼마나 비참하고, 그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의미 없게 느껴지고, 그의 삶의 마지막이 얼마나 슬프니. 누구든 자신의 생명과 삶, 생각과 감정은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것인데, 다른 누군가에 의해 없어지거나 이리저리 좌지우지된다는 것은 참 슬프고 비참한 일이야.
사실 짜투가 사람들에게 지혜를 가르치면서 깨우치고 사람을 낚으려던 계획은 실패한 듯 보여. 그렇지만 짜투는 오랜 생각 끝에 포기하지 않고 이렇게 다짐해.
‘나는 비참하고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자신의 존재가 갖고 있는 의미를 가르치고 싶다. 그 의미는 바로 위버멘쉬이자, 인간이라는 먹구름으로부터 번쩍이는 번개이다.’
짜투는 위버멘쉬라는 인간의 존재 의미를 포기할 수 없었어. 먹구름은 검은빛을 띠면서 어둡고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하잖아. 그런 어두운 먹구름에 번개가 번쩍하면 어때? 순간적으로 먹구름 주위가 온통 환해지고 밝아져. 번개가 많이 치는 날에는 어둡던 산도 다 보일 정도로 주위가 다 환해지지. 짜투는 먹구름처럼 어둡고 막막하게 살아가는 인간을 밝고 희망차게 비춰주는 것은 번개 같은 위버멘쉬라고 말하는 거야.
그런데 짜투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멀게 여겨지고, 짜투의 마음과 말은 사람들의 마음에까지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어. 사람들에게 짜투는 별 의미 없는 존재에 불과한 것이지. 사실 줄타기 공연 보려고 잔뜩 기대한 사람들에게 짜투가 뜬금없이 나타나서 갑자기 위버멘쉬가 되라는 둥, 너네들 마음속에는 벌레가 가득 찼다는 둥, 너네들은 종말인이라는 둥, 신은 죽었다는 둥 그런 말들이 달갑게 들렸을까? 짜투에게는 엄청난 지혜일지 몰라도, 시장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어떤 미친 사람이 이상한 말을 주절주절 하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겠어? 그래서인지 밤이 되어 어둡기도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짜라투스트라의 길 또한 어두워 보여.
그렇지만 짜투는 사람들에게 위버멘쉬를 가르치고 깨우치겠다는 결심을 버리지 않고 유일한 동반자였던 죽은 줄타기 광대를 등에 메고 이렇게 외쳐.
“가자! 싸늘하게 굳어버린 동반자여! 그대를 메고 내 손으로 직접 그대를 묻어줄 곳으로 가겠다! “
짜투는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 짜투가 가는 길은 괜찮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앞으로 닥칠 일들을 짜투는 어떻게 대처해 갈지 궁금하기도 해.
<참고 문헌>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사순옥 옮김. 홍신문화사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정동호 옮김. 책세상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프리드리히 니체. 김신종 옮김. 페이지2북스.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백승영 지음. 세창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