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는 할매로 살기로했다

by 예심숲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세월이 차곡차곡 쌓인다. 그 세월속을 거닐다보니 어느덧 생의 유한함이 뼈저리게 느껴지는 예순두살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난 더 이상 돈버는 일을 배우느라 골몰하며 세월을 잃지 말자고 다짐했었다. 일년전에 말이다. 젊은이들이 털어놓는 낯설기 짝이 없는 돈버는 정보와 기술들을 배우기위해 적잖은 돈을 지불하면서 애쓰지 않기로 한 것이다. 노마드 라이프! 그딴거는 젊은이들이나 살라하고 난 지금의 나로 충분한 청소일을 하면서 주욱~, 계속 살아가기로 정했다. 적당히 느린 속도지만 노년을 보내는 나에게 부족하지 않을 만큼의 돈을 통장에 차곡차곡 쌓아주는 청소일에 더 많이 감사하면서 사는 것을 배울 것이다.


친구들은 그렇게 무리하다가 병난다! 하면서 쓴소리를 멈추지 않지만 당분간은 청소일을 그만 둘 생각이 전혀 없다. 아마도 여기저기가 아프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사는 친구들과는 달리 딱히 어디가 심하게 아픈데가 없는 나의 건강이 이런 마음을 갖게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자고 일어나면 몸이 예사롭지 않은 날, 딱히 어디가 아파서라기보다 전신이 피로해 축 처져버리는 육신과 순간순간 무력해져버린 날들을 견뎌야 하는 것까지는 피할수가 없다. 주말이면 마냥 퍼질러 누워 눈 감고 잠을 자기만 하는 날이 더 많다. 이러한 무력감도 한줄한줄 써내려가고 있는 내 노년의 이야기에 쌓이고 기록되고 있다.




"마음은 청춘이다' 라는 말에 대한 이해와 느낌은 제대로 늙어보아야만 안다. 아직도 마음은 청춘이 진행중인 까닭에 웃긴일이지만 내 심중에는 할매가 아닌 아줌마라는 호칭이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2025년에는 '할매로 살자 !' 라고 결심을 한다. 아직 70은 안되었으니 중할매는 아니지만 나 스스로 '할매'로 자칭하리라 다짐을 하면서 2025년을 열었다.

할매가 됨을 자칭하는 그 까닭은 언젠가 마지막 그 시간이 왔음을 직감할 때 후회하지 않을 만큼, 슬퍼하지 않을 만큼의 노년 인생을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마지막 시간에 다다를 그날이 억수로 멀지 않으니 가슴 설레고 떨리는 일들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살고 싶은 것이다.


좋은 글을 읽으며 감동하고, 좋은 글을 쓰면서 나의 영혼과 교감하며 내 남은 인생을 걸 만큼의 추억이 잔뜩 담긴 여행길에 서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할매이기에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일들을 오늘 하면서 살아가라고 나를 깨우며, 당연하듯 가지고 있는 시간이 영원하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기를 바라며 아름다운 노년의 한걸음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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