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이 되고 싶다

by 이서안

나는 어릴 적부터 말이 없었다.

그것은 눈치를 유난히 많이 보는 나의 성격 탓인데, 나의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까 봐 생각만 하다가 삼켜버리곤 하는 것이다.


그런 내가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시작은 약 1년 전 떠오른 이야기 소재 때문이었다. 그 이야기는 타 웹 플랫폼에서 연재를 시작했으나, 완성 후 책으로 출간되는 모습이 보고 싶어 현재 투고 심사 중이다. 심사를 위해 연재가 중단된 그 소설은 투고 실패 시 언젠가 브런치에서 연재될 예정이다.


사실 나는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별 생각이 없는 사람이었다. 업무 메일 한 통에도 머리가 아픈 나는 글에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글이란, 누군가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하며 흥미를 돋궈주어야 외면받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접근이 가능하도록 쉽게 쓰여야 한다.'

그것이 나만의 글쓰기 철학이지만 그렇게 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그러한 이유로 글이란 상위 1%의 재능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첫 소설을 쓸 때, 나는 재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말과는 다르게 충분히 생각하고 수정할 수 있으며, 나의 머릿속 세상이 펼쳐지는 그 모습이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이 없었다. 누군가에게 글로 평가를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AI에게 문장을 던져주며 평가를 기다렸다. AI는 투박한 나의 글을 화려하게 변화시켜 주었지만 그것은 어쩐지 나답지 않다고 느껴졌다. 하여 AI와는 이별을 고했다. 외면당하더라도 나답게 가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이야기꾼에 다가갔느냐 묻는다면 냉정하고도 현실적인 나의 대답은 '전혀 아니오.'다. 나의 문장은 아직도 투박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한다. 그런데도 왜 하느냐 묻는다면 그것은 순전히 나를 위해서이다.


나이 30이 넘은 지금, 몸은 여기저기 망가져가고 그나마 하던 일은 익숙해져 가는 시기. 그 시기를 나는 그저 하던 일이나 계속하면서 보내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었다. 허나 개발자의 수명은 짧기 때문에 나중에 공인중개사 시험을 보자고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런 시기에 소설 연재란 나에겐 큰 도전이었고, 그것을 실행으로 옮긴 내가 조금 좋아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투고 심사는 사실 별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 내가 그들을 이야기로써 설득했을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소설은 나의 애정이 가득 담겨있고 언젠가 책으로 출판되길 간절히 희망하므로 2차 투고까지는 도전해 볼 생각이다.


'나는 이야기꾼이 될 수 있을까?'

브런치의 작가로 승인됐을 때 이미 첫걸음은 내디뎠다고 생각한다. 한 걸음씩 천천히 나아가기 위해 오늘도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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