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가 멀리 떠난다.
일 때문에 거주지를 옮기게 된 것이다. 나는 나의 직장이 있으므로 거주지를 함께 옮길 수 없었고, 우리는 이별을 준비하는 중이다.
사실 곰돌이는 나에게 단순한 배우자 그 이상의 존재이다. 매주 일요일마다 그의 따뜻한 손길을 받으며 얼마나 마음의 안정을 느꼈는지 모른다. 그 어떤 안정제보다도 효과가 좋았으며 내일을 향한 두려움을 없애주고 있었다. 그런 그가 없는 일요일을 버텨야 한다는 생각에 몸도 마음도 무너지고 있었다.
지난주 일요일. 평소처럼 술을 찾고 있었다. 위내시경 결과 식도염과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의심되어 검사 중인 상황에서 내가 또 술을 찾자 곰돌은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인이 없는 동안 제발 술을 먹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때, 참아왔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의 부탁에 우리의 이별이 실감 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울지 않고 씩씩하게 보내주려고 했었다. 건강한 음식만 먹고 집청소도 열심히 하고 잘 지내겠다고. 그렇게 안심시키려고 했었다. 그러나 이별이 가까워질수록 애써 외면했던 슬픔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는 위가 아팠고, 어제는 열이 38.8도까지 올랐다. 몸도 마음도 아직 남편을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주 일요일의 눈물은 30분 동안 지속되었다. 나를 달래는 그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이제 이 손길 없이 어떻게 버텨야 하나 막막한 생각이 들어 자꾸만 눈물이 났다. 우리는 주말 부부가 될지, 월말 부부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그가 걱정되기도 하면서 내가 그를 걱정시키게 될까 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해결할 방법은 내가 강인해지는 것뿐이었다. 내가 건강하게 잘 지내면 그도 일에 집중할 수 있을 테고, 나 역시 내 일을 잘하며 그를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내기 전부터 아파오니 자신이 자꾸만 없어지고 있었다.
곰돌은 요즘 한숨을 많이 쉰다. 술 먹지 말라는 얘기를 특히 많이 한다. 그리고는 아픈 내 손을 잡아준다. 나는 그 손을 놓치기 싫어 꼭 잡곤 한다. 곰돌에게 내가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표현하고 싶지만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감정에 괜히 손만 만지작거리게 된다. 그러는 동안에도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만 간다.
아무튼 곰돌이가 타지에서 아프지만 말았으면, 밥은 좀 잘 챙겨 먹었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