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남편과 나 14화

잠시만, 안녕!

by 이서안

남편은 지난주 일요일에 잘 갔다.

물론 나는 전날부터 눈물을 줄줄 흘렸지만 말이다. 눈물을 흘린 포인트는 별것도 아니다. 아파서 누워있는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줄 때, 그러면서 "우리 예쁜 곰순." 하는 한 마디에 눈물이 계속 흘렀다.


남편에게 가기 전에 내가 해준 음식 중에 먹고 싶은 것이 있냐고 물었을 때, 남편은 꽁치 김치찌개를 얘기했다. 남편은 생선도 좋아하고 우리 엄마의 김치를 좋아했다. 나는 몸져 쓰러질지언정 밥은 꼭 해 먹여야겠다고 생각했고 꽁치김치찌개를 사이좋게 나눠먹었다. 곰돌이는 연신 엄지를 치켜들며 이제 김치찌개는 밖에서 못 사 먹겠다고 했다.


사실 일요일에는 유부초밥을 해주고 싶었는데 몸상태가 더 악화되는 바람에 남은 김치찌개를 데워줬다. 그게 아직도 마음에 걸려있다. 내가 해준 유부초밥을 참 좋아하는데. 그거 좀 해줄걸.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곰돌이가 이번 주 금요일 밤에 올라온다는 사실이다. 이번 주 토요일에는 꼭 유부초밥을 해줄 생각이다.


일요일 오후, 나는 아픈 몸을 일으켜 세워 곰돌이와 손을 잡고 배웅을 하러 함께 역까지 갔다. 곰돌이는 아프면 집에 있으라고 했지만 그마저도 안 하면 마음에 큰 돌덩어리가 내려앉을 것 같아 멀쩡한 척 손을 잡고 걸어갔다. 역에서 웃으며 손을 흔들고 뒤돌아서 나오려는 눈물을 억지로 참았다. 사실, 곰돌이는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전쟁터에 끌려가는 것도 아니었다. 너무 유난스러워 보일까 봐 꾹꾹 눌러가며 집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집에 도착해서 곧장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오빠 갔어."

그렇게 말하자마자 눈물이 터져 나왔다. 엄마는 오늘까지만 슬퍼하고 내일부터는 다시 힘내자고 나를 달래셨다. 어제 알게 되었지만 이후에 계속해서 열이 난 것은 이 슬픔이 원인이었다.


곰돌이와의 주말부부일지 월말부부일지 모를 삶은 2년 혹은 3년 정도가 될 예정이다. 사실 내가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 때문이다. 지금이야 신혼이라 애틋한 마음이 크지만 2~3년 뒤에는 각자의 삶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된 것이다.


3년 뒤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곰돌이라면 어떻게 헤쳐나갈지 함께 고민해 줄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나에게 그런 믿음을 주었고 그게 내가 그와 평생을 약속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3년 뒤를 기대하며, 혹은 두려워하며. 함께 다시 웃으며 꺼내 볼 수 있기를 기도하며 연재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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