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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남지 않은 시간

4개월이 남은 시점.

by JUNO

안녕하세요 오늘은 평소 글과는 다르게 바로 소식을 전합니다.

사실 이걸 적을까 했는데 이런 거라도 안 적어두면 나중에 제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기억이 안 나면 어쩔까 해서 적게 됩니다.

호주 워홀 세컨드비자를 위해 동쪽에 셰프 직종으로 지원을 했는데 1달만? 2달 만에 붙었습니다. 참 오랜 시간이 지났고 비자연장을 못하면 캐나다로 새로 이동해 볼까 고민도 했었는데 정말 운이 좋게 또다시 하늘이 도왔습니다.

이사를 준비하면서 6개월 동안 안 건들였던 제 캐리어도 다시 빵빵해지고 서랍장에 있던 옷을 다시 꺼내 가방에 넣으니 다시 떠나는구나 하는 마음에 겁(?)이 다시 나버렸습니다.

새로운 도전은 설렘도 있지만 겁이 먼저 나는 건 당연하듯이 역시나 인간의 본성인 "아 비행기를 놓치면 어쩌나", "만일 가서도 일을 못하면 어쩌나", "살고 있던 집에서 단기로 살다가 또다시 집을 못 구하면 어쩌나"하는 불안함이 역시나 급습을 합니다. 하지만 면역은 아니고 이젠 알겠더라고요. 어차피 이런 불행은 생기지 않는다. '보통의 일'만 생긴다.라는 걸요.

열심히 준비했으면 보통이거나 혹은 운이 좋아서 잘되거나. 준비도 안 하고 있었으면 결국 못 끝내거나 혹은 운이 좋아서 보통이라도 가거나.


퍼스에서 많은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많다기보단 끈끈한 우정을 교류할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미국인 친구, 중국인 친구, 호주 친구 둘. 마치 중 고등학교를 같이 졸업하고 같은 동네에서 매일 만나던 친구처럼 편한 사이가 돼버려 주말 혹은 다음날 일이 쉬는 날이면 맥주를 곁들이면서 남자아이들의 농담도 주고받으며 누구 하나 없으면 서운할 친구 그룹이 돼버렸습니다.

그래서인지 정말 힘들었던 퍼스의 생활을 뒤로하고 새로운 도시에서의 정착을 하자니 아쉬움은 더 커져갑니다.

당장 6시간 뒤 기상해서 공항으로 떠나야 하는데 정말 떠나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도착하고 나서도 눈 뜨면 제가 사는 방에서 눈을 뜰 것 같기도 한 그런 기분입니다.

한국에서 호주 처음 왔을 때도 이런 기분이었는데 결국은 좋게 흘러간 것처럼 이번 동쪽 생활도 보통이거나 잘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좋은 소식으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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