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옆집에 살고 있다.

by 마음벗

막내를 출산하고 나는 산후조리원에 있었다.


아이의 이름도 정했고, 남편은 그날 출생신고를 위해 동사무소로 향했다.

그때는 코로나가 시작된 1년이 되는 시점이었다. 첫째 아이는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었다.


둘째는 유치원에 가 있었고, 집에는 첫째 혼자만 남아 있었다.

그때 걸려온 전화 한 통. 첫째 아이의 목소리였다. “엄마”


다급하고 당황한 기색이 느껴졌다. 갑자기 어떤 여성이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저 옆집에 사는 사람인데요… 혹시 아시죠?”


나는 순간 당황했다.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던 아이의 전화로 옆집 아주머니가 전화를 걸다니, 분명 큰일이 났구나 싶었다.


그날은 소방 센서 오작동으로 각 집마다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불이 났습니다, 불이 났습니다.”라는 경고 멘트가 반복되었다고 한다.

첫째 아이는 너무 놀라 내복만 입은 채 핸드폰을 들고 뛰쳐나왔다고 했다.

다행히 그 시각 옆집 아주머니가 집 앞에 계셨고, 아이를 맞닥뜨리게 되었다.


겁이 많은 아이는 크게 놀라고 당황하여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옆집 아주머니는 차분하게 아이를 달래주었다.

따뜻한 손길과 부드러운 말 한마디 덕분에 아이는 금세 안정을 되찾았고, 사건은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그 일 이후로, 나는 예기치 못한 사건이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일은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그날 처음 실감한 것이다.

또한, 나는 사람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서로에게 기대며 살아가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단순한 선행이나 칭찬받을 일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도우며 살아가는 세상의 자연스러운 이치의 일부이다.


자만하거나 특별한 일을 한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를 돕는 순간, 그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자,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삶의 방식이었다.

나는 그날 이후로 옆집 아주머니의 얼굴과 목소리를 마음속 깊이 새기게 되었다.

비록 자주 마주치지는 못하지만, 내 아이와 내 마음을 안전하게 지켜준 그분의 존재는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감사함과 경외심이 섞인 마음으로, 나는 그날 이후 누군가를 도울 때마다 그때 받은 따뜻함을 떠올린다.

세상은 결국, 서로를 살피고, 서로를 지켜주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옆집에도 그런 고마운 사람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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