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선우 Oct 07. 2024

여자의 무기 : 직업

(16) 전문직 여성이 당당하다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는 약 30% 정도 차이가 납니다. 여성이 남성 임금의 70% 정도를 벌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이것은 큰 격차이며 OECD 평균과도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대학 진학부터 따져봅시다.

공과대학 여학생 입학 비율이 이제 20%를 넘었다고 합니다. 

반면 미술대학이나 음악대학, 문학, 연기 전공 같은 예술 계통, 유아교육 같은 분야는 여학생 비중이 여전히 높습니다. 공대는 남초 현상이, 예술이나 유아교육 같은 분야는 여초 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공과대학에서는 ‘기술’을 배우게 되고, 기술을 배운 전문가는 고액연봉 대우를 받습니다.

반면 미술이나 음악, 문학 같은 예술 계통은 사회에서 전문가로 충분한 대우를 받지 못합니다. 물론 일부는 자신의 분야에서 자리 잡고 성공하여 충분한 수입을 얻지만, 대부분은 굉장히 낮은 임금을 받거나 자신의 전공과 전혀 다른 직업으로 살아갑니다.


대학의 전공을 선택할 때는 졸업 이후의 직업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어떤 공부를 해서, 나중에 어떤 직장에 들어가, 어떤 일을 하며, 1년에 얼마나 벌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직업별, 직장별로 연봉 수준이 다르며, 하는 일도 다릅니다. 무엇보다 하는 일이 내 적성에 잘 맞아야 하고, 그 적성과 능력에 맞추어서 가장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해야 합니다. 



물론 예술이나 문과 출신이어도 고액연봉을 받을 수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광고나 마케팅, 경영컨설턴트, 법조인, 회계 분야, 외교, 무역 관련, 대형 출판사의 웹소설 편집장이나 인기 작가 등은 고액연봉을 받기도 합니다. 일부 웹툰 작가나 대중음악 작곡가도 억대 연봉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 해당 분야에서 도태된 사람들은 다른 일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나이 들고, 전공과 다른 분야의 일을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더군다나 기술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전문성이 빠져 있어서 낮은 임금을 받게 됩니다. 


우선 실패를 줄이는 길은 적성 검사를 하든, 사주팔자 풀이를 하든 해서 나에게 맞는 정확한 진로를 설정하는 겁니다. 법조인이나 공인회계사 같은 전문가가 확실히 될 수 있다면 그 분야의 전공을 선택해야 합니다. 당연히 가족이나 학교 선생님과도 충분한 대화가 필요합니다.

물론 이런 예도 있습니다.

분명 작가나 대중 음악가로 성공한다고 하여 그 분야를 전공했는데 알고 보니 아주 늦게 빛을 보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엔 차라리 전문적인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엔 예술 계통은 부전공으로 공부하고, 전공은 전문 ‘기술’ 계통을 배우는 게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당연한 상식이, 대학 입학을 선택할 때는 오판을 잘한다는 것이지요.


예술 분야보다는 의과대학이나 공과대학을, 간호사나 방사선사보다는 의사가 되는 것이 당연히 수입이 더 좋습니다. 

꼭 전공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전공과는 상관없이, 나중에라도 기술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면 없는 것보다는 더 나은 연봉 대우를 받습니다.

혹여 중간에 혹은 졸업 후 자신의 전공이 후회되거든 다시 다른 전공을 공부하면 됩니다. 그런 사람을 여럿 보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 고등학교 3학년 때 국어과 선생님들은 모두 제가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길 바랐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국문과 나와서 할 수 있는 일은 국어 선생님뿐이었습니다. 저는 국어 선생님이 되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문학만큼 재능이 있는 미술 분야의 산업디자인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런데 입학 후 바로 잘못된 선택임을 깨달았습니다. 과제 때문에 매일 밤샘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문제는 졸업 후에도 직장생활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겁니다. 마감이 걸리면 어김없이 밤을 새우는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그 당시에는 초과 근무 수당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소규모의 디자인 회사는 그런 제도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노력하여 대형 신문사를 거쳐 20대 후반에 작은 매체의 팀장 타이틀을 달았습니다. 문제는 디자인 계통의 경우 체력과 감각의 문제 때문에 직업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30대 중반이면 내 디자인 회사를 운영해야 합니다.

그때 후회되더군요.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 전공을 선택했어야 덜 힘들게 일하면서 더 많이 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직업은 적성이 맞고, 보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매일 버티며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덜 힘들게 일하며 남들보다 나은 연봉 대우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어찌 보면 저는 남자임에도 여자들이 흔히 거치는 과정을 살아왔습니다.

30대에 접어들면 자연스럽게 결혼과 출산을 통해 경력 단절이 생깁니다. 그리고 육아를 끝내고 중년의 나이에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처음부터 다시 새로운 분야를 시작해야 합니다.

뭐 그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남들보다 안정되고, 돈을 더 벌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고, 경력 단절이 없었다면 소득의 하락도, 남성과의 수입 차이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전 15화 여자의 무기 : 몰래카메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