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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우 Oct 08. 2024

여자의 무기 : 이혼

(18) 이혼은 새로운 시작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정말 50%일까요?

이혼율 산정 방식에 대하여 말이 많습니다. 이혼율 50%는 한 해에 발생하는 혼인 건수의 절반 정도가 이혼하는 것에서 나온 수치입니다. 그런데 혼인 건수 전체로 확대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하지만 전체 혼인 건수로 확대한다면 이혼율도 전체로 확대해야 하지 않을까요?


10년 전, 제가 아는 분의 이야기입니다.

서울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시 공무원이 되셨지요. 나이는 50대 중후반의 중년분이었습니다. 그분이 오랜만에 대학 동창회에 나가보니 정말로 동기들 절반 가까이가 이혼을 했더랍니다. 이혼율 50%를 직접 현실로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자녀가 성인이 되는 순간 이혼율은 올라갑니다.

그렇게 주변의 황혼으로 가는 부부들을 보면 이혼한 부부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은 절반의 부부도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하지 못합니다.

이혼하지 않은 부부 50%의 절반 정도는 별거나 각방을 쓰는 부부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이혼율은 어떨까요?

포르투갈의 이혼율은 94%, 스페인은 85%, 러시아는 73%, 프랑스는 51%, 이탈리아는 우리와 비슷한 46%이고, 미국은 45%, 중국은 44%, 호주는 43%, 독일이 38%, 일본이 35%, 브라질은 21%, 베트남은 7%, 인도는 1%라고 합니다.


포르투갈은 사실상 결혼하는 커플 전체가 이혼한다고 봐야 합니다. 남은 6%도 사별했거나 이혼해야 하는데 법적으로 이혼하지 않고 그냥 떨어져 사는 부부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과 일본, 프랑스의 이혼율이 생각보다 적어서 놀랐는데요. 동거율이 높다는 것을 고려하면 결코 낮은 수치는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선진국은 이혼율이 높은 편이고, 공산권 국가나 보수 성향이 강한 아랍권 국가들의 이혼율은 낮습니다. 인도의 1%가 참 인상적이네요.



인류학적인 관점에서 인간은 ‘다부다처제’가 본능이라고 합니다.

지구의 동물들은 일부일처제 아니면 다부다처제의 본능을 가지고 있는데요. 일부일처제의 본능을 가진 대표적인 동물로는 백조, 기러기, 늑대, 황새가 있습니다. 반면 사자, 고릴라, 코끼리 물개, 칠면조, 붉은 사슴은 다부다처제의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도 번식기마다 상대를 바꾸는 대표적인 다부다처제의 동물입니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인간은 분명 다부다처제의 동물입니다. 하지만 사회와 문화적인 영향을 받아 일부일처제를 선택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일부일처제의 지금 결혼제도는 인간의 생물학적인 본능과 맞지 않고, 그래서 이혼율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학자가 지금의 결혼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혼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지금의 사회 분위기는 ‘결혼’이라는 제도가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혼’ 효과를 가지는 ‘동거’가 알맞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이별도 쉽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갈등과 문제점도 줄어들게 됩니다.


사주팔자에 ‘10년 대운’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10년마다 큰 운이 찾아온다는 얘기가 아니라 인간의 팔자는 10년을 주기로 변화하는데 이때가 되면 큰 변화가 찾아와 나의 인간관계가 변합니다. 어릴 땐 전학을 가는 일도 있고, 학교 진학이나 취업, 전직, 결혼 등의 일이 일어납니다. 이혼 역시 10년 대운의 변화 시점에 발생하는 이벤트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혼은 이상한 것도 아니고, 비정상적인 것도 아니며, 그저 남들 모두 한 번쯤 경험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이혼을 후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떤 여성은 자녀를 셋이나 낳아 키웠는데 남편이 주식으로 큰 손해를 보자 자녀들까지 버리고 이혼한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손해 보았던 주식이 다시 살아나서 이혼한 남편은 큰돈을 벌게 되었고, 이혼한 여성은 이혼 선택을 후회하였습니다.

부부란, 삶에 위기가 왔을 때 의지할 수 있어야 부부입니다. 


어떤 여성은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고 이혼을 선택하였습니다. 

하지만 위자료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재산 분할도 양육비 포함하여 살던 집을 받고 합의하면 다행입니다. 문제는 생활비를 직접 벌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전업주부의 경력 단절 여성이라서 낮은 임금을 받으며 힘든 직장 생활을 새로 시작해야 합니다. 

의외로 이혼 후 삶은 장밋빛이 아닙니다. 전업주부가 홧김에 이혼하고 생활 전선에 뛰어들면 새로운 고생이 시작됩니다. 


‘뭣이 중헌디!’


우리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할까요? 

돈? 외도? 자존심?

우리 삶은 생각보다 짧으며 누구에겐 너무 길지도 모릅니다.

선택은 오로지 여러분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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