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왜! 학원을 다녀도 성적이 오르지 않을까?
초등학교 6학년 성찬이의 엄마는 요즘 놀라는 일이 많습니다. 아기 같았던 아이가 성인과 별 다를 바 없이 행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엄마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과 비교하면 너무나 많은 것이 변한 세상에 격세지감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우리 자녀와 엄마의 학창 시절은 확연히 다르잖아요. 엄마가 친구를 만나기 위해 1시간을 걸어갔다면 성찬이는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친구와 대화합니다. 성찬이는 신문을 읽지 않습니다. 대신, 인터넷으로 정보를 접하고 볼펜과 공책이 아닌 패드를 갖고 학교에 등교합니다. 엄마도 모르는 이야기를 스마트폰을 보며 엄마에게 알려주기도 시작합니다. 예전에 비해 과학기술도 발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녀의 성장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공부에 관한 정보도 엄마보다 성찬이가 더 빨리 찾아냅니다.
하지만 빨리 성장하는 자녀는 오히려 엄마를 불안하게 만들어
새로운 경향을 만들기도 합니다.
‘타이거 맘.’ 한 번쯤은 들어보셨죠? 호랑이처럼 엄격하고 혹독하게 자녀를 교육시키는 엄마를 뜻하는데요. 유독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엄마를 빗대어 많이 사용됩니다. ‘타이거 맘’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이는 예일대 교수인 에이미 추아라는 서양인입니다.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는 교육법을 통해 큰 딸을 하버드대와 예일대에 동시 합격시킨 장본인입니다. 부럽기도 하고 대단한 일이죠. 하지만 매번 목표를 달성시켜주는 신과 같은 엄마 밑에서 자란 자녀의 ‘자존감이 얼마나 확립되었을까’에 대한 부분은 궁금하기도 합니다. 자녀가 하고 싶은 공부를 진심을 다했을 지도요.
미국 브리검영대학교가 2015년, 대학생 4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결과를 보면 헬리콥터 맘 밑에서 자란 자녀는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부모의 지나친 과잉간섭이 만들어 낸 결과이죠. 이는 자녀들의 육체활동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캐나다 퀸즈대학의 한 연구소가 2015년에 7∼12세 자녀를 둔 724명의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보면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과잉 육아(Hyper-parenting)와 자녀들의 육체활동에 대한 상관관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과잉 육아 정도를 다섯 그룹으로 나누었는데요. 그 결과 과잉 육아 수준이 가장 높은 5단계 그룹 헬리콥터형 가정의 자녀들은 육체활동이 거의 없었고, 가장 낮은 1단계 그룹 가정의 아이들은 학교, 공원, 동네 골목, 친구 집 등을 오가며 활발한 육체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같이 헬리콥터 맘은 단순히 자녀를 과잉보호하는 것을 떠나 더 큰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엄마가 자녀에게 선물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무엇일까요? 학원 수강증이 아닌 ‘자존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녀가 매일 꽃 길만을 걸을 수는 없잖아요.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하면서 뛰어넘기 어려운 장벽을 만날 때가 생깁니다. 이때, 장벽을 넘을 수 있는 원동력은 자존감입니다. 이 자존감은 아무리 비싼 학원을 다닌다 할지라도 억지로 만들 수가 없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우리 엄마들도 살면서 실수를 경험하고 좌절을 맛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실패로 인해 인생이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었나요? 혹시 조금이라도 인생에서 도움이 된 부분은 없나요? 대부분 실패를 하면 그때 당시에는 괴롭고 힘들지만 그 경험을 토대로 배우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 자녀가 실패를 경험하지 못하도록 엄마는 과잉보호를 하게 될까요? 혹시나 엄마와 같은 실수를 할까 봐 자녀보다도 먼저 겁을 먹는 것은 아닐까요? 자녀에게 스스로 넘어지고 아파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자녀가 넘어질 때마다 엄마가 먼저 손을 내밀고 심지어 자녀가 넘어질 수 있는 기회조차 엄마가 주지 않는다면 자녀가 실패를 통해 단단해질 방법이 없습니다.
자녀가 학원을 다녀도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학습법과 시험 성적에만 관심을 가져주는 엄마가 많습니다. 한 번쯤은 근본적인 부분도 살펴봐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존감이 낮은 아이가 본인이 하고 싶은 공부를 자기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기는 쉽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