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우리의 평범하지만 행복한 순간들

chap. 15.  머루와 함께하는 소소한 순간들  part 01.



상자를 정말 좋아하는 머루. Hide



and Seek.



2024년 6월 15일.


새벽 00시 15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 대 중 하나이다.



남집사는 오늘 집에 늦게 들어온다.

나랑 고양이들과의 시간을 평화롭게 보내고 있었다.


6월 첫째 주부터

일하고 있는 화장품 잡화점의 큰 세일 행사로

정신없이 일하고

연장근무도 하고


주중에 있는 새로운 과외 선생님의

피드백에 맞추어 포폴 제작을 해나가고


스스로의 3d 배경모델로서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지브러쉬(3d 모델링 프로그램 중 하나.) 연습을 해나가고


또, 리*클래스를 들으며

일어와 영어 실전 회화 연습을

1주에 3번씩 공부하고


아침 7시 기상 패턴을 복구하기 위해

꼭 아침에 3번을 깨서 8시에 겨우 일어나며


하루에 집에 와서

나의 미모 관리를 위한

1일 1팩을 하며


오늘 하루에 대한 감사 노트와

나의 계획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고


이 부분은 무리였다는 것을

기록해 나가며


늘, 바닥 청소와

대걸레 청소


1주에 3번은 크게 크게 청소


아가들을 늘 못 해도 15분은 놀아주며

1주에 3번 유산균과 오메가 3 오일을 츄르와 함께 급여하며


매일 식기를 씻어주며

깨끗한 사료를 채워주고


요새 날이 덥기에

물그릇을 매일 씻고,

얼음 몇 조각 동동 띄워주며


화장품 잡화점에서

내가 더 공부하려고 체크해 놓은

제품과 성분에 대해

학습하며



나는 그렇게 5월부터 6월 15일 새벽 15분까지 알차고
하루하루 뿌듯하게 보내고 있었다.


역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게

계속 내가 일기 겸 감사노트 겸 계획장에 쓴 다음에

체크해 나가니


놀랍게도 어느 순간부터는 습관처럼 쭉쭉

알차게 주중을 지내고 있다.


그 주중이 반복이 되다 보니


이야, 주말에 아무리 내가

몸살이 나서 몸져누워 있어도


뭘 하든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


나는 이런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이 너무 좋다.


어떻게 보면 작은 성취이고

꼭 성취일 필요는 없다.



참, 


내가 행복하게 느끼는 조명의, 빛의 조건도 몇 개 있다.



첫째는, 아침일 경우

집 안에 아무도 없어야 한다.

그리고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어야 하며,

봄과 여름의 사이여야 한다.

그 푸릇하면서 투명한 색감이 

아침을 더 고요하고 차분하게 해 줘서 행복하다.


둘째는, 점심일 경우

햇빛이 쨍쨍해야 하며

그늘진 공간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는 여유롭게 밖을 만끽하며

생각에 잠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밤이라면

어둠 속에서 주황색 빛의 전동 빛이

내 주변 공간을 비출 때 행복을 느낀다.



그렇다. 00시 20분을 지나가는 이 시점,

나의 주변에는 주황색 빛이 감돌고 있다.


주중을 열심히 지냈고,

계획의 80프로를 쳐냈고,

중요한 일과들을 완료해서 그런지


침대에 나 혼자 고양이들과 누워 있는데

그럼 정말 행복하다.


폴짝 쿨렁


내가 누워 있는 메트리에서 그런 느낌이 날 때는

분명, 한 가지다.


머루가 올라온 것이다.


이어서


아앙? 우웋흠. 하야


소리가 들리면


아로가 올라온 것이다.



그 소리가 들리면은 또 크... 내 마음속에서는 박수를 아주 친다.


그래야 행복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그다음에, 하는 일이 있다.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상 짤들을 본다.


항상 보는 짤은

'드래건 길들이기'의 Toothless를 보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Toothless를 닮은 머루를 보며

말을 건다.


'머루'야 노래 좀 들을까?




그러면 '머루'는


나를 보며 눈을 지그시 감으며


그르릉거린다.


좋았어. 새벽의 dj가 되어

유튜브 뮤직 어플에 들어가


요즘에 푹 빠진 옛날 팝송들을 

틀어준다.


요새 5월부터 나의 must 플레이리스트

대표 3곡이 있다.


먼저 '머루'의 감성 저격 노래인

Fools Garden의 Lemon tree를 튼다.


'머루'의 감성 노래가 나오면


'머루'한테 얘기해 준다.


"야야, 머루야!! 이거 꼭 들어봐야 돼.
완전 내 추억 노래야. 
역시 상큼 classic이야."



https://youtu.be/wCQfkEkePx8?si=mPJCSUsXRb28S0sZ



Lemon tree를 들을 때마다 

'머루'에게는 특이한 점이 있다.


'머루'는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조용히 눈을 감고

미소를 짓는 특징이 있는데,


Lemon tree 노래를 들을 때는

눈을 지그시 감고 미소를 짓다가


끝나고 나면은 

신기하게 눈을 딱 뜬다.




마치, 다음 노래가 뭐냐고 물어보는 거처럼,




그러면 나는 푹 빠진 또 다른 옛날 감성

노래를 틀어준다.


바로 루이스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라는 노래다.


딱 눈만 감아도 아프리카 평야 위에서 고요히 뒹굴고 하늘을

쳐다보는 느낌이 너무너무 좋다.


이 노래는 낮에 들으면 안 되고

꼭 그 주를 뿌듯하게 보낸

금요일 새벽 아니면


토요일 새벽에 무조건 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스트레스가 착 가라앉는 느낌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rBrd_3VMC3c




'머루'가 좋아하면 하는 패턴이

이 노래를 들을 때도


 또 반복이 된다.


역시 '머루'랑 나랑은 좋아하는 노래 코드가 비슷하다.



이렇게 잔잔한 노래들을 몇 곡 듣다 보면 이제 잠이 슬슬 온다.


그때, 이 시점에서 한 곡 더 들으면

내가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는 시점이 온다.


마지막으로 꼭 들어주는 노래는


Toto의 'Africa'란 노래다.


https://youtu.be/FTQbiNvZqaY?si=wbgUmdSWKUkju1Uk



내가 정말 찐으로 좋아하는 곡이다.

어떻게 옛날 노래가 더 잔잔하고

아름답고 자꾸 들어도 안 질릴까.


마지막 곡을 틀며

머루한테 말한다.


"머루야, 알지? 
Africa 듣자. 우리 그러고 자자 이제."


마지막으로 이 노래를 틀 때, 나는 무한반복 재생으로 설정하거나

아니면 그냥 노래틑 튼다.


그만큼 나의 favorite 노래이다.


이 노래를 좋아하는 건


첫째로, 하이라이트 부분이 정말 시원하다. 

뭐랄까 이미지가 딱 그려지는 그 음이 너무 좋다.


둘째로, 딱 그 시대 노래의 순수함이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wild 한 자연이 가득한 Africa를 주제로 하기에 좋아한다.


나는 'Africa'의 노래 부분 중



It's gonna take a lot to drag me away from you

There's nothing that a hundred men or more could ever do

I bless the rains down in Africa

Gonna take some time to do the things we never had




이 부분을 가장 좋아한다.


세상에 너무 이쁘고 시원하고

열정적인 가사이다.



그렇게 그 가사를 열심히 좇아서 듣다가

머루와 나는 함께 잠이 든다.


그렇게 잠이 들고 







새벽 7시 30분 

일요일의 고요한 아침에 깨면


아로는 내 품 속에 들어와 잠을 자고 있다.








이게 내가 행복한 이유고

주중을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


part 01이다.



사냥 놀이 중, 귀여운 모습이 포착되어 집사가 간직하고 있는 사진.



It's gonna take a lot to drag me away from you There's nothing that a hundred men or more could ever do I bless the rains down in Africa Gonna take some time to do the things we never had

자기 전, 침대 옆 구름다리에서 대기 중인 머루.

It's gonna take a lot to drag me away from you There's nothing that a hundred men or more could ever do I bless the rains down in Africa Gonna take some time to do the things we never had



작가의 이전글 공사장 소리가 오케스트라 같이 들리던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