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지 않기 위한 미소

by 동이

아침이 오면 사람들은 각자의 표정을 챙기고 그 표정은 거울 앞에서 연습한 미소일 수도 있고 그냥 습관처럼 붙인 웃음일 수도 있는데 나는 그 웃음이 얼마나 무거운지 알고 있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이미 마음은 지쳐 있고 아무 일도 없었는데 숨이 가쁘고 누군가의 한마디에 스스로를 숨기고 싶어지면서 그럴 때 나는 생각한다. 오늘도 웃어야 하겠지. 사람들 앞에서는 괜찮은 사람처럼 보여야 하고 약한 모습은 쉽게 오해받고 조금만 흔들려도 예민하다는 말이 돌아오니까 그래서 나는 웃는다. 괜찮은 척, 아무 일 없는 척, 그게 연기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웃음은 방패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나를 더 외롭게 만들기도 하고 표정은 웃는데 마음은 울고 있다.

밤이 되면 조용해지고 불 꺼진 방 안 나만의 고요 속에서 낮에 흘렸던 미소가 천천히 사라지고 그때야 비로소 진짜 내가 드러나 그동안 힘들었다는 말조차 하기 어려운 나를 만난다.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돼.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나는 스스로 얼마나 견뎌내고 있는지 알고 있으니까 그걸로 충분하다.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세상이 나를 밀어내는 것 같아도 웃음은 더 이상 기쁨의 표시가 아니고 그건 생존의 신호다. 살아 있다는 걸 확인하기 위한 마지막 제스처인 거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그렇게 웃고 있고 무너지지 않기 위해 단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가기 위해 그 웃음 뒤에는 수많은 눈물과 침묵이 숨어 있다. 나는 믿는다. 너의 그 미소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고 그 작은 표정 하나에 얼마나 많은 마음이 담겨 있는지 세상이 알았으면 한다. 너는 연기자가 아니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 조용히 자신을 지켜내고 있는 사람일 뿐이고 그 마음이 얼마나 고된지 나는 알고 있다.

오늘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진다면 그냥 잠시 멈춰도 돼.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아무 일 하지 않아도 되고 그저 숨만 쉬어도 충분하다. 그게 삶이다. 오늘은 아무 일도 안 하고 싶다고 해도 돼.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회복이고 잠시 멈춰야 다시 걸을 수 있다. 너는 이미 잘하고 있다.

자존감이 바닥을 친다고 해서 너의 존재가 작아지는 건 아니고 너는 여전히 세상에 단 한 사람뿐이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누군가의 하루는 너 덕분에 빛나기도 한다. 그러니까 너무 자신을 몰아붙이지 말고 조금은 느리게 조금은 부서진 채로 괜찮다. 세상은 완벽한 사람보다 진심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오래 기억한다. 너가 오늘도 웃으려 했다는 건 아직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그건 작은 기적이다. 누군가는 그 미소에 위로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자신을 탓하지 마. 나는 믿는다. 너의 웃음이 언젠가 진심이 될 날이 올 거라는 걸 지금은 그저 조금 늦을 뿐이고 그날이 오면 오늘의 슬픔은 너를 더 깊게 만든 이유가 될 거다. 오늘 하루가 끝나기 전에 잠시 거울을 보고 자신에게 말해라. 괜찮아. 오늘도 잘 견뎠어. 그 한마디가 내일의 너를 살게 할 거고 그건 그 어떤 말보다도 진짜 위로가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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