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감과 의욕상실 2019년 10월 23일
오늘도 변함없는 하루를 보냈지만 왠지 고시원 계약하려는 의욕이 사라져 버렸다.
아내에 대한 실망스러운 감정이 한번 생기고 나니 뭔가 하고자 했던 일들이 다 의미 없이 느껴졌다.
마치 예전에 부부싸움을 하고 나면 고시원에 가서 일하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었던 것처럼 말이다.
오늘 중개인에게 전화를 해서 맘에 든 고시원을 한번 더 가보고 월요일에 권리계약을 하려고 했었는데
마음이 식어 버렸다. 동력을 잃어버린 배처럼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졌다.
부부관계가 좋지 않으면 가정이 경제적으로 좋아질 수 없다.
부부간 사랑과 믿음이 전제되어야 서로의 희생으로 현실의 어려움들을 극복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사실 아무 일도 아니다.
그냥 아내는 친구를 마나 새벽까지 술을 먹고 들어 온 것이 전부이다.
다만 같이 간 친구가 잘 노는 친구이고, 뭔가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하고 들어와 나에게 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전부이다. 어쩌면 그저 외간 남자들 하고 어울려 술 먹은 자체만으로도 미안해 말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곳을 갔다 와서 차마 말하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나는 남편으로서 당연히 아내에게 실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아내를 믿고 안 믿고의 문제를 떠나, 이 상황을 어떻게 용납해야 되는가의 문제가 돼 버렸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도 하고 잘못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진정 아내를 사랑한다면 이 한 번의 실수를 용납 못할 일도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너무 완벽한 아내였기에 실망이 더 크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같이 행복한 부부일수록 작은 실수 하나가 서로에게 치명적 상처가 되어 부부 사이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탈에도 너무 크게 낙담하고 원망하게 되는 것 같다.
그동안 내가 저지른 많은 실수들을 아내가 사랑으로 덮어주었던 것처럼, 이제 나도 그 차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천천히 내 마음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