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9년 차 일기
자녀 교육과 황당 잔소리 2019년 11월 6일
오늘은 여은이 진선 아카데미 입학식이어서 아내가 오후에 참석을 했다가 아이와 함께 집으로 왔다.
아내는 큰 딸이 3학년부터 문이과 내신을 분리해 내신 따기가 유리해졌고, 수험생도 많이 줄어 조금만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에 갈 확률이 높아졌다고 좋아했다. 아이도 이번 겨울 방학부터 학원에 가겠다고 하고 독서실도 다닌다고 하는 걸 보니, 오늘 진선 아카데미 입학식이 자극이 되었던 것 같다.
여은이는 사실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을 거의 다니지 않고 수학 과외만을 했다. 보통 친구들은 수학은 물론
영어와 국어는 기본으로 다닌다고 하는데, 그런 것도 없이 잘 따라가는 딸이 기특하기도 하다.
이것도 아내가 아이들 어려서 책을 많이 사주고 때마다 필요한 습관들을 잘 길러 준 것이 주요했다는 사실을, 요즘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실감하고 있다.
사람 욕심은 끝도 없듯이 자식에 대한 부모 욕심도 끝이 없는 것 같다.
여은이가 고 1 때 이화여대를 가겠다고 했을 때 너무 꿈같은 얘기처럼 들렸는데, 요즘은 더 좋은 대학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으니 사람이 참 간사하다. 오늘 아침에도 아이들 학교에 바래다주면서 앞으로 일 년이 너희 평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자꾸 잔소리하게 되는 내 모습을 보면 참 황당하기까지 하다.
아무리 부모가 잔소리를 해도 자신이 스스로 경험하고 깨닫기 전까지는 변화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나인데도 말이다. 우리 아이들도 저마다의 시계를 가지고 자신 만의 삶을 만들어 나가게 될 것을 믿고 기다려야 한다. 특히 앞으로는 공부와 대학이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시대가 될 수도 있다. 열린 마음으로 여유롭게 지켜보면서, 내 욕심을 채우려고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퍼붓는 못난 아빠의 모습에서 벗어나야겠다.
아이들을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려 하지 말고, 아이들이 바라는 아빠의 모습으로 비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아이들이 지금처럼만 잘 성장해 준다면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하며 아쉬워하는 것은 부모의 욕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내 욕심을 버리고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때 비로소 내 황당 잔소리는 멈춰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