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뉴스과 정치 성향 2020년 7월 25일
아내가 일을 시작하고 나는 집에서 하루 종일 빈둥거린다.
물론 고등학생 두 딸들 저녁 먹이고 학원이나 독서실도 데려다주지만 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하루 종일 유튜브나 인터넷 기사들을 보면서 열이 받기도 하고, 특히 나에게 영향을 주는 뉴스들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2년 전 임대사업자를 장려한다고 해서 장기보유특별공제 80%를 받으려고 임대사업자 등록을 했었다.
그런데 최근 법이 바뀌어 장기보유특별공제는 50%밖에 못 받게 되고, 거기다 취득시점을 매수 시점이 아닌 임대사업자 가입시점으로 변경한다는 기사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당시 가입 조건들을 보고 등록했는데 나라에서 법 규정을 바꾼 후에 소급 적용한다는 것이다.
법 생활의 안정을 위해 소급입법을 금지하는 것이 원칙이라 알고 있었기에 황당했다.
사회적 분위기가 다주택자들을 부동산 투기꾼들로 몰아 범죄자 취급하고 있어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에도 조용하다. 너무 화가 나 아내에게 흥분해서 말했더니 그만 좀 하라고 한다.
아내가 진보성향이 강하지만 이렇게 우리가 직접 피해를 볼 때는 어떻게 나올지가 궁금했다.
역시 아내는 내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느 아나운서의 짤을 유튜브로 찾아주며 관심을 돌리려 했다.
순간 나는 화가 나 아내의 좌파 성향을 공격하자 아내는 어이없어하며 나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일 끝난 와이프 위로는 못해줄 망정 매일 이상한 기사로 화를 내니 자신도 기분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오늘도 또 그러나 싶어 관심을 돌려보려고 재미난 영상을 보여주는데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한다며 제발 그러지 말라고 한다. 아내의 말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었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내의 평상시 진보성향을 공격하려는 내 치사한 모습에 지나지 않았다.
다행히 아내도 더 이상 나를 다그치지 않았고 맥주를 마시며 화해 무드를 만들 수 있었다.
이상하게 요즘 부쩍 정치 기사들을 보면 너무 화가 나고 뛰쳐나가 태극기라도 휘날리고 싶은 심정이 든다.
나이가 들수록 내 생각은 더 편협해지고 유연하지 못할뿐더러 주변에 더 공격적으로 되는 것 같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꼰대가 자동생성되는 나를 경계하면서, 좀 더 책 읽고 글을 쓰면서 나를
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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