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로 Sep 20. 2024

언제나 옳은 아내

마지막 일기

    언제나 옳은 아내      2022년  3월  16일


신혼 초 도박 때문에 부부 싸움을 했을 때도

아내 몰래 집 대출받아 주식투자를 했을 때도

2년 모은 곗돈 나를 믿고 작전 주에 다 날렸을 때도

반나절 만에 선물옵션으로 5천 만 원을 잃었을 때도


어머님 집 단칸방에서 이사 나가자 했을 때도

피해의식으로 온 집안 부수는 미친 짓을 했을 때도

배가 아프다던 전화에도 안 가 시어머니를 불렀을 때도

또다시 전세금을 주식에 넣자며 큰 싸움을 했을 때도


앉아서 소변보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을 때도

네가 골라 준 옷들이 내 취향이 아니라 믿었을 때도

세상물정 모르고 무시한다며 타박을 했을 때도

내가 숨기는 것들은 모두 모른 척해주었을 때도


결혼 후 나를 교회로 아이들은 선교원에 보냈을 때도

초등학교 입학 후 TV를 없애고 책장을 만들었을 때도

사춘기 아이들을 사랑으로 감싸며 눈물을 흘렸을 때도

결국 아이들이 상상도 못 한 대학들 합격을 했을 때도


지금 돌아보니 언제나 옳은 건 아내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당신이 없었으면 망했습니다.

지금 우리 가정은 모두 아내가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고맙고 사랑스럽습니다.


이전 16화 꼰대 아빠의 반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