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이후에는 언제 가장 행복하고, 성공했다고 느낄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예전에는 돈과 사회적 지위가 중요할 거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모두가 돈을 향해 달려가지만
인간의 욕망은 채워질 수 없고, 순간 채워진 듯해도 다시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큰 부자인데도 우울하거나 더 큰돈을 벌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게 되는 이유이다.
내가 돈도 없는 백수면서 감히 성공을 운운하는 것은 마음이 충만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아내와 아이들과의 화목에서 번져 나오는 행복감이다. 매달 적자인 가정 경제이지만 가장 행복할 만큼의 돈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건 역시 아이들 때문이다.
지금 나의 이런 과분한 충만감은 아이들이 가져다준 선물이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성공했어도 자식들로 인해 고통받는 부모들도 심심치 않게 본다.
나 역시도 내 자식들에 의해 내 중년의 행복 여부가 좌우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보니 자녀가 내 중년 이후를 위한 가장 좋은 투자처였다는 생각이다. 유년시절과 청소년 시기에 부모의 사랑이 충분히 저축되어 있어야 그 사랑을 되돌릴 수 있는 성년으로 성장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아이들의 행복 여부에 따라 내 행복이 좌우되고 있음을 경험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성공 못한 인생의 공허함을 느꼈는데 불현듯 자녀들에 의해서 내 삶이 다시 평가받고 있음을 깨달았다.
내 삶이 또 다른 성공일 수 있음을 아이들이 확인시켜 준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카페를 다니고 아직도 정성스러운 카드를 써주는 딸들이 있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중년이 아닐 수 없다.
중년 이후를 위하여 준비해야 할 돈, 건강, 친구, 취미 등 많은 것들이 있지만, 내 자녀들이 불행하다면 결코 평안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다른 것들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자녀들의 행복한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인생의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중년의 멋진 삶을 기대한다면 바로 지금 가족에게 투자하면 된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아이들에게 보낸 사랑이 훗날 중년의 헛헛함을 꽉 채워주는 선물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자녀들의 행복을 책임지는 배우자에 대한 사랑에서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