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네 번째 입원
이번 아빠의 네 번째 입원은 교통사고다.
자전거를 타고 노인회관을 다니시는데 승용차와 접촉사고가 나셨다.
밭에 나갔다가 사고 소식을 듣고 집으로 온 엄마는
사고 현장을 뒤늦게 가보셨단다.
집 앞에서 다치셨는데 입구에 아빠의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고.
엄마가 가셔서 피를 닦으려고 해 보셨는데 닦이지 않는다고 하셨다.
14 바늘을 꿰매셨다고 하시더라.
아빠는 놀라 말도 잘 못하셨다고 한다.
의사소통이 원래 안되시는 분이냐길래 아빠가 많이 놀라셨다는 걸 알 수 있었다.
119 구조대원님과의 통화는 사실 처음이 아니다.
전에도 아빠가 도보로 이동 중 탈진이 와서 보이는 가게에 들어가서 구조 요청을 하셨다.
가게 주인분께서 119에 전화를 하셨고 아빠 휴대폰으로 나에게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교통사고라고 하셔서 많이 놀란 건 사실이다.
감사하게도 골절 없이 얼굴만 꿰맨 것으로 끝나셔서 다행이었다.
다만 아빠가 일어나거나 앉을 때 통증을 호소하시고
얼굴도 피멍이 드신 상태여서 입원을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새벽이나 밤에 갑작스러운 통증 호소를 대비해 병원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아빠가 입원하시는 며칠 동안 고물자전거들을 싹 버리려고 한다.
아빠는 항상 고물자전거만 타신다.
심지어 경품 추첨으로 새 자전거를 받아도 절대로 타는 법이 없다.
다 남을 준다.
새 자전거를 왜 안타냐고 물으면 새 자전거는 다 훔쳐간다나?
그럼 남을 주면 그 사람 건 뭐 안 훔쳐가나.
우리는 그저
아빠가 안 다쳤으면 좋겠다.
아빠가 안 아팠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아빠가 고물 좀 안 주워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