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9월 15일 비
아침에 비 온다. 7시경 비 안 오기에 7.20분 차로 **(지명)가 서**씨 댁 일하다 도중 비 와 10시까지 벽돌 옥상 쌓다 오다.
10시 30분 차로 오니 비 안 온다. 順(엄마) 휴무.
점심 후 고추 뽑고 삽으로 땅 파서 반청무, 아욱 심다. 후 물 주다.
아빠는 일용직 노동을 하셔서 비가 오면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셨다.
장마철에는 긴 시간 일을 나가지 못하셨다.
비가 오는 하교 길, 일을 다 마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아빠가 기억난다.
뭔가 축 처져있고 피곤해 보이던 아빠는 버스에서 거의 자고 있었다.
표정은 항상 어두웠다.
화가 나 있는 표정을 보일 때도 있었다.
웃지 않으면 아빠의 인상은 어두웠다.
그때는 아빠의 그 어두운 표정이 너무 싫었는데
그렇게 힘들고 싫었던 그 일을 생계를 위해, 가족을 위해 버틴 것 같다.
힘든 일을 하는데 내가 아빠의 표정까지 기대하는 것은 너무 잔인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일기 내용이 돈을 빌렸다, 일을 나갔다, 돈 찾으러 시내에 나가는 일상들.
하루의 전부를 오늘 어떤 노동을 했는지에 대한 기록들.
아빠도 참 힘들게 사셨다, 버티었구나 그런 마음들이 밀려왔다.
열심히 버티셨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