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만으론 부족하다, '필요+'

[D-299] '필요 플러스'를 생각하는 브랜드

by Mooon

D-299. Sentence

'필요 플러스'를 생각하는 브랜드


IMG_0693.HEIC @프리워커스(604Seoul)



느낌의 시작


‘필요 플러스’라는 말이 오늘따라 자꾸 마음에 맴돈다. 꼭 있어야 하는 것만으로는 하루가 채워지지 않는다. 어떤 날은, 그 이상이 주는 만족이 나를 웃게 하고, 우리 가족을 단번에 모아주기도 한다.



마음의 흐름


나는 요리와는 거리가 먼 12년차 주부다. 첫째가 유치원 다닐 때 처음 싸본 김밥 이후로, ‘돈 주고 사 먹는 게 최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소풍이든 체육대회든 도시락을 싸야 하는 날이면, 나는 동네의 김밥 맛집에 예약 전화를 걸었다. 늘 그 나물의 그 밥과 같이 한결같은 메뉴로만 밥상을 채우는 나 자신이, 때로는 남편과 두 아들에게 미안했다. 다행히 첫째가 입맛이 무딘 덕분에 무사히 지나가기도 했지만, 그조차 내 무심함의 결과 같아 마음이 쓰일 때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 토요일 새벽이면 꼭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바로 망원동 604Seoul의 그릴드치즈샌드위치다. 오늘도 두 아들을 차에 태우고 망원동으로 향했다. 두 아들은 라디오를 들으며 차에서 기다렸고, 나는 샌드위치를 테이크아웃해 돌아왔다. 그 좁은 차 안에서 세 명이 샌드위치를 중심으로 모였고, 두 아들은 내가 한 입을 베어 물기 전까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빨갛게 고운 고춧가루를 솔솔 뿌려 단번에 먹고 싶었지만, 초등생 아들을 생각해 첫 입은 심플하게 샌드위치만 와삭. 치즈가 뜨겁게 늘어지며 입천장을 데일 뻔했지만, 그 순간이 참 행복했다. 내가 스타트를 끊으니 두 아들도 차례로 베어 물었다. 결국 우리는 샌드위치 하나로 대동단결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샌드위치의 가격 이야기가 이어졌다. 첫째는 결코 싸지 않다고 했다. 나는 물었다. “덜 비싸지만 애매한 샌드위치와 조금 더 비싸지만 너무 만족스러운 샌드위치 중 어떤 걸 먹고 싶어?” 당연히 만족스러운 쪽이었다. 게다가 우리는 세 명이서 하나를 나눠 먹었으니, 3명이 행복한 시간을 보낸 값이라면 그건 전혀 비싼 게 아니었다. 첫째도 “진짜 안 비싸네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샌드위치를 기다리며 매장 안에서 우연히 집어 든 책 한 권, 프리워커스. 1인 기업가들의 인터뷰 중 오르에르 김재원 대표님의 인터뷰를 읽으며, 나 역시 단순히 필요한 사람을 넘어 ‘필요 플러스’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604Seoul은 우리 세 식구에게 그런 ‘필요 플러스 브랜드’다. 짧은 순간이지만, 행복한 맛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해주고, 아침마다 긴장모드의 살벌한 전쟁 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이 시간만큼은 대동단결의 장면으로 바꿔준다. 오늘도 해야 할 일을 모두 끝내지는 못했지만, 저녁엔 시아버님의 생신을 함께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럼 어떤가. 필요한 하루를 넘어서, ‘필요 플러스 하루’를 살았다는 생각만으로도 충분하다.



내 안의 한 줄

오늘도 ‘필요’를 넘어선 순간을 살았다. 그거면 됐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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