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96] Hold on
D-296. Sentence
Hold on
버텨내는 힘을 지닐 것
모든 게 조급한 마음과의 싸움이다. 몸을 만드는 것도, 돈을 모으는 것도, 시험을 준비하는 일, 하물며 횡단보고의 신호를 기다리는 일조차도. 기다리지 못하면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뻔한 사실. 순간을 쌓아 올리지 못하면 원하는 것을 손에 쥘 수 없다는 단순한 결말이다. -박한평
느낌의 시작
Hold on. 버텨내는 힘을 지닐 것. 나이가 들어가며 더 크게 느끼는 것은 내가 참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어떨 땐 순간 욱해버리는 나 자신에게 스스로가 놀란다. 성실히 무언가를 쌓아가려고 매일을 살아가고 있지만, 기다림을 견디지 못하면 얻을 수 없는 결과들과 순간을 쌓아 올리지 못하면 끝내 손에 닿지 않는 결말들을 얼마나 인식하고 있을까.
마음의 흐름
나는 요즘 그 조급함과 싸우며 하루를 산다. 코인과 주식을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나만 뒤처질 것 같은 두려움. 아들이 학원 숙제를 하지 않으면, 게임만 하면, 대학의 문턱조차 밟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 “네 엄마, 잘못했어요.“라는 한마디를 듣지 못하면 평생 비뚤어질 것 같은 초조함. 이 조급함은 결국 ‘내가 이미 늦었다’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대한 후회와 앞으로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초조함이 나를 건조하게 만든다. 웃지 못하게 하고, 굳어지게 만들고, 생각조차 무뎌지게 한다.
그럼에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기다림과 쌓임만이 내일을 향해 가는 유일한 길임을. 잘 시간조차 부족한데 매일 달리기를 한다. 누구 하나 읽어주지 않아도 브런치에 글을 쓴다. 아침마다 첫째에게 씹힐 걸 알면서도 “화이팅” 문자를 보낸다. 조급함 대신 버팀을 택하기 위해서다.
오늘은 오전과 오후 수업이 이어졌다. 비가 쏟아지는 오후, 학생들이 졸기 시작했다. 순간 수업할 맛이 사라지고 나도 그냥 자고 싶어졌다. 하지만 나는 다시 농담을 꺼내고, 두 아들의 TMI를 들려주며 강의실을 깨운다. 개념 설명이 끝난 후 개인 워크숍 시간이 되자, 적막 대신 배경음악을 틀었다. 억지로 버티는 시간이라도 조금은 부드럽고 여유롭게 흐르길 바라며. 창밖에 비 내리는 풍경과 어울리는 팝송이 강의실에 퍼졌다.
나에게 맡겨진 학생들에게 바란다. 즐기지 못한다면, 그럴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다면 버텨내기를. 찬란하게 기억되길 바라는 캠퍼스 시절이 버텨내는 힘을 기르는 시간이 되길.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AI의 시대에도 끝내 살아남는 사람은 버텨내는 힘을 가진 자일 테니까. 빗소리와 팝송 속에서 쓰는 이 글이 괜스레 센치해지는 것도, 결국은 오늘을 버티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내 안의 한 줄
조급함을 다스리는 힘은, 끝내 버텨내는 힘이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