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본연산

[D-362] 이 세상은 덧셈 뺄셈이다.

by Mooon

D-362. Sentence

이 세상은 덧셈 뺄셈이다.


정승제 강사님을 존경한다. 존경이라는 말이 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내 마음에 가장 가까운 단어다. 오늘 우연히 정승제 강사님의 명언 모음 영상을 보게 됐다. 어쩌면 저렇게 맞는 말만 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하나하나가 속을 시원하게 건드렸다.


첫째에게 당장 보내고 싶었다. 얼굴을 보면 꼭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곧 의미 없다는 걸 안다. 지금의 아이에게는 그 말들이 닿지 않을 거라는 걸, 나 역시 겪어봤으니까. 그래서 혼자 깊이 공감하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가 한 말 중 가장 오래 남은 문장은 이것이었다. 이 세상은 미적분도 아니고, 근의 공식도 아니라는 말. 결국 덧셈과 뺄셈이라는 말.


좋은 걸 먹고, 운동하고, 잘 자면 건강해진다. 아주 단순한 원리다. 그런데 우리는 이걸 지나치게 어렵게 만든다. 감정, 상황, 이해관계를 덧붙이며 복잡하게 해석한다. 하지만 그 모든 걸 걷어내고 나면 세상의 원리는 놀라울 만큼 단순하고 명확하다. 초등학생도 풀 수 있는 덧셈과 뺄셈처럼. 1등급을 받고 싶으면 멈추지 않고 공부하면 되고, 공부를 잘하고 싶으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면 된다. 살을 빼고 싶으면 지금 손에 쥔 간식을 내려놓아야 하고, 아침이 아무리 춥더라도 눈 딱 감고 공복에 불광천을 뛰면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늘 말한다. 다들 너무 열심히 산다고. 정말 그럴까.


내 주변만 봐도 쉬지 않고 달리는 사람들 투성이다. 늘 바쁘고, 늘 애쓰고, 늘 온 힘을 다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 주 화요일, 거의 30년째 서로의 생일을 챙겨주는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여유가 없어 늘 친구 회사 점심시간에 맞춰 짧고 굵게 만난다. 그 친구가 만날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너가 내 주변에서 제일 바쁘게 살아.” 과연 그럴까 싶었다.


그래서 오늘 하루를 가만히 되짚어봤다. 어제 남편과의 대화는 불통으로 끝났다. 서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만 남긴 채 대화가 닫혔다. 그런데 그 상태로 넘길 수가 없었다. 새벽에 일어나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 어제의 생각, 의도, 마음가짐을 차분히 풀어냈고, 아주 작은 연결고리 하나가 생긴 것 같았다.


두 아들을 깨워 등교시키고, 오랜만에 불광천을 뛰었다. 집에 돌아와 남편과 함께 카페에 갔다. 남편은 내일 있을 자격증 공부를 했고, 나는 오늘까지 제출해야 하는 다음 주 발표자료를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둘째 하교 시간이 되었다. 남편의 제안으로 롯데아울렛에 들러 둘째와 잠깐 바람을 쐬고, 집에 돌아와 첫째 도시락을 싸고, 남편은 첫째를 데리러 나갔다. 나는 둘째를 챙기며 집안일을 했다.


이렇게 적어보니 오늘도 하루를 꽉꽉 채워 살았다. 이런 날들이 쌓이면, 아주 뛰어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미래에 방해가 되는 일은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인생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은데, 내가 괜히 복잡하게 바라보고, 복잡하게 생각하고, 복잡하게 행동하는 건 아닐까. 누군가의 말처럼, 나는 조금 더 가벼워질 필요가 있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내 안의 한 줄

무엇을 더했고,

무엇을 덜어냈는지가 결국 나를 만든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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