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 사랑하는 사마천 당신에게(문정희)

[하루 한 詩 - 350]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세상의 사나이들은 기둥 하나를

세우기 위해 산다

좀더 튼튼하고

좀더 당당하게

시대와 밤을 찌를 수 있는 기둥

그래서 그들은 개고기를 뜯어먹고

해구신을 고아먹고

산삼을 찾아

날마다 허둥거리며

붉은 눈을 번득인다


그런데 꼿꼿한 기둥을 자르고

천년을 얻은 사내가 있다

기둥에서 해방되어 비로소

사내가 된 사내가 있다

기둥으로 끌 수 없는

제 속의 눈

천년의 역사에다 댕겨놓은 방화범이 있다


썰물처럼 공허한 말들이

모두 빠져나간 후에도

오직 살아있는 그의 목소리

모래처럼 시간의 비늘이 쓸려간 자리에

큼지막하게 찍어놓은 그의 발자국을 본다


천년 후의 여자 하나

오래 잠 못 들게 하는

멋진 사나이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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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제의 미움을 사

궁형이라는 천형을 받고

육체를 거세당해 성불구자가 되어

인생과 삶을 거세당한 채

“이것이 나의 죄인가,

이것이 나의 죄인가,

내 몸이 쓸모가 없어졌구나”라고

회한의 인생사를 고백하면서도

‘사기’라는 인류의 위대한 역사서를

저술하는 발자국을 남겼다.


그 시기가 기원전이니

이천년의 세월을

면면히 이어와 살아 움직인다.


인간은 더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길에서

온 힘을 쏟아 후세에 남을

지워지지 않을 역작을 남긴다.


인간에게

역경은 필요악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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