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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석연 Feb 07. 2024

142. ‘SEX’의 의미(4. 섹스 상대의 선택)

삶은 의미다 - 142

인간은 누구나 좋은 걸 보고 싶고 맛난 걸 먹고 싶고, 근사한 남자와 몸을 섞고 싶고, 근사한 여자와 섹스를 나누고 싶다. 하지만 모두 뜻대로 되지 않는다. 또한 이런 모든 욕구는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맛난 음식을 너무나 많이 먹어서 배탈이 나기도 하듯 부작용도 따르고, 사랑하는 연인과 섹스로 갈등을 벌이기도 한다. 특히 사랑이 없는 섹스는 상대방을 그저 자기 쾌락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나의 쾌락만 중요하고 타자의 쾌락일랑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전제다. 당연히 섹스가 줄 수 있는 최상의 쾌락을 얻기 힘들다. 섹스가 줄 수 있는 최대의 쾌락을 너와 나라는 구분 자체가 사라지는 무아의 경지일 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서 압도적인 쾌감을 가장 강렬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중 섹스만한 것도 없다. 어쩌면 신이 섹스 통해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번식을 위한 생물학적 장치이겠지만, 행복의 원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섹스에 의한 행복 추구는 극도로 억제되어 왔고, 충족된 성적 욕구는 지속 가능하지 못하고 일시적이다. 섹스에 의한 행복이 다른 모든 행복의 순간과 같이 순간적이지만, 행복감이 너무 강렬하여 섹스를 버리고 금욕주의와 같은 다른 길을 선택하기는 불가능하다. 아무리 행복의 달성 원칙이 적극적 쾌락보다는 고통과 불행을 제거하는 소극적 행복의 길을 선택한다 해도 섹스를 통한 적극적 쾌락의 추구는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야 인류는 멸망하지 않을 테니,

연구에 의하면 여자가 장기적이고 결혼을 전제로 한 상대를 찾을 때, 평생 생산할 수 있는 난자는 한정되어 있고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를 함께 책임져 줄 수 있는 상대를 찾는 데 신중하고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즉 섹스 상대와 사랑과 헌신을 동일시 한다. 궁극적으로 육아와 양육의 충실성을 보장할 수 있는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남자는 섹스와 애정 없이는 사랑을 지속하기 어렵다. 여성은 사랑과 애정이 있어야 섹스에 나서지만남성에게는 사랑과 애정 없이 섹스한다. 따라서 원나잇에 빠져들기 훨씬 쉬운 게 남성이다. 그럼에도 남성이 배우자의 성적 매력이 사라지고 사랑이 식어도 가족에 머무르는 이유는 가족이라는 의무감이다. 가족은 사회적 법률이 가하는 구속력, 심리적 편안함과 안정감, 파국이 주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을 사회적 일부일처제의 가족제도가 없이 그냥 놔두면, 다른 동물의 수컷과 같이 섹스가 끝나면 언제든지 무거운 육아의 책임을 벗어 던지고 도망치기 바쁠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원나잇과 같은 단기적인 관계와 배란기의 여성들은 창조적인 남성을 섹스 상대로 선택하고, 장기적이거나 배란기가 아닌 여성은 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결과는 단기적인 관계나 배란기의 여성에게 중요한 것은 유전자이고, 장기적인 관계나 배란기가 아닐 때는 상대가 장기적인 짝으로 적합한 경제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평생을 살아야 하는 결혼 조건으로 재능과 같은 창조적 능력보다 금수저와 같은 경제적 능력을 중요시하는 것인가. 사람을 보지 않고 뒷배를 보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일 것이다. 젊은 시절 최고의 결혼 대상으로 머리 좋고 공부 잘하는 배우자를 선택해 똑똑한 자식을 낳아보는 것이 소원이었거늘, 시대가 많이 변했다. 

현실에서도 여성이 남성의 능력을 기준으로 짝을 선택하는 행위를 지배한다. 섹스 상대를 선택하는 주도권은 여성이섹스 행위 자체의 주도권은 남성이 지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 동물의 세계에서도 암컷의 선택을 받기 위한 목숨을 걸고 펼치는 수컷의 피눈물 나는 노력을 보면 극히 자연적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인간 사회는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여성들의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화장, 조금이라도 더 섹시하게 보이기 위해 패션에 바치는 노력, 여성성의 상징을 돋보이게 하고 과시하는 등의 현상을 순수하게 자기만족 등으로만 보겠는가. 하긴 여성들의 화장은 남성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같은 여성들이 보라는 것이라 항변하기도 하지만, 화장, 섹시함, 여성성 등은 남성의 섹스 상대로서의 여성들의 섹스어필인 것이 사실이다. 남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여자들의 치장이 보편화된 시대에 여성의 남성 성선택만 고집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성선택은 한쪽이 주도하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양쪽 모두에서 주도한다는 말이 현실적이다. 프로포즈는 남자가 먼저 해야 한다는 통념이 맞는 것이 아니듯.

모든 동물은 짝짓기할 짝을 얻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자기가 다른 짝보다 우수한 능력을 내보이는 것이다. 섹스에 성공하기 위하여 사람도 마찬가지다. 좀 더 완벽해지려 노력하고, 도우려고 하고, 배려하는 등 한마디로 너그러워지려 노력한다. 섹스만 생각하면 섹스에 성공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야기의 핵심은 섹스로 가는 길은 섹스에 대한 단순한 생각과 의욕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나라, 그 밖의 온갖 활동, 지적 능력을 기르거나, 위험을 무릅쓰거나, 힘을 기르거나, 다정하게 대하거나, 관대하게 베푸는 행위 등을 거쳐야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섹스를 제외한 다른 온갖 것에 최선을 다할 때 섹스에 성공할 수 있다. 사랑을 하면 착해지고 너그러운 사람이 섹시하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음악, 미술, 문학 등의 많은 문화예술 활동 역시 섹스로 가는 시야의 가장자리에 해당할 수 있다. 승화론에 따르면 성의 표현을 하지 못하는 여분의 에너지가 문화예술을 창조하는 것이다. 섹스를 얻기 위해 예술을 창조한다는 관점과 전도되었지만, 인간이 어느 한 욕망이 가로막혔을 때 또 다른 혁신적인 성과를 내는 경우는 많이 있다. 많은 문화예술 활동을 섹스와 연결시키는 억지스런 면이 없지 않다. 사실 사람들이 그림을 그리고, 책을 쓰고, 노래를 만드는 것이 섹스 하고 싶다는 표현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미를 창조하거나, 자신을 표현하거나, 남을 즐겁게 해주거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서이다. 다만 훌륭한 일을 하고 난 뒤 자부심과 함께 느끼는 멋짐과 섹시함을 말하는 게다. 훌륭하게 일을 해냈을 때 능력을 인정받고 상대의 눈에 들어 섹스에 성공할 확률이 높고 섹스를 하는 것 뿐이다.

관계 상대의 선택 기준의 최우선이 섹시함이다. 과거에는 숨기는 섹시함에서 지금은 공공연하게 내보이는 섹시함으로 바뀐 것이 차이다. 방송 매체, 뉴 미디어들에 과감한 노출을 동반한 패션 뉴스들은 ‘美친 섹시함’, ‘美친 美모’ 등의 문구를 달고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등장한다. 이렇게 화면을 장식하는 섹시함의 대명사는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 잘록한 허리 등 모두 다산의 상징들이다. 당연히 남성이나 여성의 섹스어필도 다산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섹시함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살펴본 바와 같이 섹스는 인류가 출현한 이래 가장 중요하고도 원초적인 본능이다. 인간이 초월할 수 없지만 밖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욕망이다. 이렇게 인간의 수많은 금지된 욕망 중에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이 성적 욕망이다. 또한 섹스만큼 숨겨진 욕망을 자극하는 것도 없다. 따라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늘 깊숙이 숨겨진 곳에서 즐기고 있다. 하지만 공개적인 공간에서 누드에 대한 시각이 관대해지면서 벗은 몸이 당당하게 세상 밖을 나도는 시대다. 시대도 많이 바뀌었다. 늘 이불 속에만 있던 벗은 몸은 밖을 나와 수많은 예술 문화의 주인이 되고 신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피조물이 되었다. 이제 일반인 누구나 누드의 주인공이 되고 모바일 서비스도 제공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앞으로 세월이 가도 선택하고 선택받기 위한 피나는 노력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인류가 사라지지 않는 한~. 

    

섹스는 신이 인간에게 번식을 핑계로 준 최고의 쾌락이며 귀중한 선물인 셈이다. 번식이든 쾌락이든 최고의 상대를 선택하여 뜨거운 사랑의 눈빛과 속삭임으로 온몸을 받아들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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