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이별
여자의 이별
온몸에 거추장스럽게 빛나는 명품을 걸친 저 여자에게 말을 걸어본다. 침묵하는 그녀는 아주 비싼 애완견을 화려한 네일아트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손톱으로 긁어댄다. 그녀의 걸음걸이는 당당했지만 저 온몸에 걸친 또 네발로 걸어 다니는 액세서리는 거추장스러웠다. 그녀의 목소리는 가녀린 소리로 점점 흩어져 가며 살며시 그녀의 가슴으로 숨어버렸다. 참 멍텅구리 같으니! 그녀는 숨어버린 목소리에게 소리친다. 그 찬란했던 것을 찾아 내 내 귓가에 흐르게 만들어줘! 당장! 그녀는 이를 악물고 거추장스러운 미소들과 눈물을 흘렸다. 눈을 질끈 감곤 속삭이며 살며시 흐느꼈다. 아주 가녀리게 소리 냈다. 붉어져 버진 양볼 뺨엔 눈물이 흘러내렸고 그녀는 신고 있던 하이힐을 벗었다. 뽀얀 맨발로 한 걸음씩 걸어갔다. 시야는 뿌옇게 안개처럼 사라졌다. 흘러라. 흘러가거라. 흔들리는 시간아. 부끄럽고 찬란한 빛이 흩트러져 조각나버린다. 퍼즐처럼 맞춰보기 시작하지만 수만 개의 조각이 형태조차 흐려져버렸다 다신 완성될 수 없음을.. 예기치 않은 미래들이 말을 걸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