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과 예를 담뿍 담은 음식을 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선비문화를 대표하는 고장 함양(咸陽)의 대표적 볼거리로 꼽히는 상림(上林)을 중심으로 조성된 상림공원 앞에 많은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는데, 오늘은 그 가운데 종가음식 전문점을 표방하면서 새로운 음식문화공간을 추구하는 "예다믄"이란 곳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사실 예다믄이란 곳의 존재는 전혀 몰랐다. 왜냐하면 함양 맛집을 키워드로 검색할 때, 예다믄은 뜨지 않았기 때문에 말이다. 그런데 상림을 둘러본 후 식사를 해결하려고 점찍어 두었던 맛집이 어쩐 일인지 영업을 하지 않아서 난감해하던 차에, 아래 사진과 같은 간판이 보여서 찾게 된 곳이 바로 오늘 이야기하는 예다믄이다.
고백하건대 이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결정한 것은 전적으로 주차문제 때문이었다. 상림공원 앞에 음식점과 카페가 몰려있기 때문에 근처에 주차할 곳을 찾기가 수월하지 않은데, 예다믄은 이렇게 넓은 전용주차공간을 갖고 있다.
예다믄은 위 사진 속 주차장 옆의 독립건물에 자리하고 있는데,
입구로 가는 길에 신선로 사진과 함께 자신을 소개하는 글을 게시해 놓았다. 한번 읽어 보았는데... "정성과 예를 담다"라는 글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고, 종가음식 전문점이라는 표현 또한 마음에 들었다.
영업개시시간인 11시 30분보다 조금 일찍 갔더니, 손님이라고는 룸에 있는 한 팀을 제외하곤 내가 유일하다. 덕분에 천천히 내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이곳이 주방 쪽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쪽이 도로변의 모습이다.
내가 앉은자리인데, 반쯤 드리워진 커튼 사이로 보이는 도로풍경이 보기 좋았다.
메뉴... 글쎄, 개인적으론 정식 어쩌고 하는 것보다 단품 요리를 좋아하는데, 예다믄의 경우 단품은 식사용으로는 별로인 듯해서 예다믄정식(1인 15,000원) 2인분을 주문했다.
정식을 주문했더니 기본적으로 깔리는 찬만 해도 11가지에 이른다. 단지 가짓수가 많은 것이 아니라 맛 또한 모두 괜찮다. 물론 그릇에 담긴 모습도 나쁘지 않고.
잠시 후 불고기가 위 사진 속 빈 공간을 채워주었다.
이것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다시 고추전과 생선조림 그리고 배추된장국이 추가로 나온다. 이로써 예다믄 정식은 비로소 완성체를 이루게 되는데, 그야말로 한상 가득이란 말을 떠올리게 만든다.
입구에 함양 특유의 산머루 와인을 쌓아 놓고 팔고 있던데, 한 병 사들고 나왔다.
예다믄은 굳이 말하자면 한정식집으로 분류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여느 한정식집과는 분위기가 무언가 다르다. 뭐랄까? 음식은 물론이고 서빙도 조금 더 차분하다. 한마디로 말해 한 끼 식사거리로 추천해주고 싶은 곳이다.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더욱더. 아, 자차를 가지고 움직이시는 분들이라면 주차문제로부터 자유롭다는 것 또한 예다믄의 확실한 베리트로 기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