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선정 "전망이 예쁜 카페 10선"에 빛납니다.
두 번째 안동 여행을 풍산읍의 오미마을에서 시작하려고 마음먹고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할 곳을 검색하는 중에, 우연찮게 로컬이 추천하는 브런치카페를 만났다. 하여 그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결정을 하고 안동여행길에 올랐는데, 오늘은 그렇게 찾은 한옥 브런치카페 "풍전(豊殿)"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아, 브런치카페 풍전(豊殿)은 풍전으로는 검색이 안된다. 주인장이 아예 "풍전브런치카페"라고 해 놓으셔서 그런지, 이렇게밖에는 검색이 안된다는...
풍전은 보다시피 고객 전용 주차장을 갖고 있다.
그것도 보다시피 1 주차장, 2 주차장... 이렇게 두 개씩이나 말이다. 그러니 풍전을 찾는 경우 주차 문제는 신경 쓸 일이 전혀 없다.
1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니 토담으로 둘러싸인 한옥이 눈에 들어오는데, 토담이 만나는 곳에 풍전의 간판이 세워져 있다. 왼쪽의 토담 밑으로 풍전의 2 주차장을 가리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풍전의 모습(전경)인데, 들어가는 곳이 옛날에는 대문이 있었던 자리일 듯하다.
들어가는 곳 왼쪽 기둥에 풍전(豊殿)이라고 써놓았는데, 한자를 직역하면 "풍요로움의 궁전"쯤 되려나...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브런치카페로 사용하는 건물이 보이는데,
건물의 오른쪽 부분 처마 밑으로 "침학정사(枕鶴精舍)"라고 적힌 현판이 보인다.
베개 침(枕) + 학(鶴), "학이 찾아와 잠들고 가는"이란 의미를 담은 "침학"을 건물의 이름으로 삼은 침학정사에 관한 이야기는 침학정사 밑에 있는 안내판을 읽어 보면 되는데, 대략 "풍산면장과 제2대 경북도의회 의원을 지내신 웅산 송원식 선생이 1956년에 지으신 이름"이라는 이야기가 쓰여 있다.
침학정사를 뒤로 하고 대문을 바라보면서 사진 한 장을,
그리고 다시 눈을 돌려 오른쪽 벽을 바라보면서 또 한 장의 사진을 남겼다. 담장 쪽으로 테이블이 두어 개 보이는데, 햇볕이 따가운데도 두 분이 앉아 계신다.
침학정사 왼편으로도 공간이 있고, 그 공간을 통해 건물 뒤쪽으로 돌아들어갈 수 있는 길이 있다. 특별히 들어가지 말라는 이야기가 없는데도, 무언가 프라이빗한 공간처럼 느껴져서 들어가 보지 않았다. 아, 이곳의 초입에 "침학책방"으로 사용되는 건물이 있는데, 이런 칠판이 걸려 있기는 하지만 막상 문은 닫혀 있어서 내부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침학책방에서 다시 침학정사로 돌아오면서 한 장.
다시 침학정사 앞에 섰는데, 입구(중문?) 오른쪽에 이곳이 "Slow Life, Slow Food"를 지향하는 공간임을 알리는 글이 쓰여 있다.
중문 안으로 들어서면 전면 상단에 풍전(豊殿)이라고 쓰여 있는 것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서체로 죽로지실(竹爐之室)이라고 써놓은 편액이 보인다. 죽로가 옛날 다실(茶室)에서 쓰던 다구(茶具)를 말하는 것이니, 죽로지실은 결국 차를 마시는 방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중문 오른쪽으로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전망이 예쁜 카페 10선"에 뽑혔음을 알리고 있고,
그 밑으로 과거 이곳에서의 삶을 보여주는 빛바랜 흑백사진들이 걸려있다.
중문 안으로 들어서면 자그마한 마당이 나오는데, 그곳도 이렇게 잘 꾸며져 있다.
이곳 마당에서 보이는 건물의 벽면에는 안도현의 시 "사랑"이 적혀 있고,
그 마당을 지나면 브런치카페 공간으로 들어가는 (아래 사진에 보이는) 계단이 나오는데,
계단 한쪽에 보이는 짚신이 담긴 소쿠리가 한없이 정답기만 하다.
계단을 오르면 이렇게 Order & Pick이 나온다.
메뉴가 이렇게 게시되어 있기는 한데,
우리가 앉은 테이블로 이렇게 된 메뉴판을 가져다주신다. 그런데 브런치카페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브런치메뉴 이외에도 다양한 메뉴가 있는 것이 놀랍다.
고민 끝에 나는 "풍전 파스타"를 주문했고, 집사람은 브런치카페에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차돌된장덮밥"을 주문했다. 먼저 풍전파스타가 나왔는데, 안동참마를 이용한 크림소스가 듬뿍 담겨 있고 여기에 제철 야채가 첨가되어 있는 비주얼이 예술이다. 맛 또한 아주 좋고.
그리고 집사람이 주문한 차돌된장덮밥이 나왔는데, 비주얼부터 감탄이 절로 나온다. 도대체 차돌된장 메뉴가 이런 비주얼을 가지고 나타날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는데 말이다. 차돌된장덮밥의 새로운 해석이라고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두 메뉴를 나란히 놓고 사진을 남겼는데, 정통 양식 레스토랑에서나 만날만한 모습이다.
아, 음료는 마쥬스 2잔을 주문했다. 비슷해 보이지만 구체적 내용물은 차이가 있어서 한 잔은 안동삼마 + 사과 + 우유, 그리고 떠 다른 한 잔은 안동삼마 + 바나나 + 우유이다. "건강하게 맛있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별로 기대하지 않고 주문한 음식들이 모두 맛있어서 다른 음식도 맛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택한 것이 궁중떡볶이였는데, 맛도 또 비주얼도 모두 훌륭하다. 완전 쌀떡을 써서 쫀득쫀득한 식감이 살아 있는 것도 마음에 들고
아, 풍전을 처음 찾았다면 식사만으로 만족하지 말고, 내부 공간과 소품들을 돌아보기를 바란다. 풍전의 모든 공간과 소품들은 눈길을 한번 던져 줄 가치가 충분하니까 말이다.
창밖 풍경이 있는 테이블인데,
테이블 위쪽으로 보이는 이것은 혹 물레?
오더 앤 픽이 보이는 공간인데,
오른쪽의 고리짝 위에 보이는 색동옷을 입은 원앙(?)이 앙증맞다.
이 테이블은 좀 평범해 보이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장독대 풍경이 마냥 정겹다.
색동방석이 놓여 있는 테이블도 있고,
병풍과 창호문이 돋보이는 테이블도 있다.
친한 친구 4-5명이 찾아 밀담을 나누고 싶은 경우라면, 이 공간이 제격일 듯하다.
위 사진 속 방의 내부 모습을 클로즈업한 것인데, 왼쪽 구석에 보이는 가야금이 운치를 한층 더해준다.
위에 보여준 방앞으로 재봉틀, 구식전화기, 고무신 등이 보이는데... 저것들을 쓰며 살았던 옛날을 생각나게 만든다.
일행이 많은 경우라면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가운데 있는 낮은 병풍을 치우면, 10여 명도 넉넉히 앉을 수 있을 것 같으니 말이다.
화장실 앞도 잘 꾸며 놓아서, 사진기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
이 글을 읽고 브런치카페 풍전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면, 아래 사이트를 방문해 보기를...
풍전. 최근에 찾았던 카페와 레스토랑 중에 이보다 더 좋았던 곳이 없었단 생각이 들 정도로 외관, 내장, 주차편의성, 맛, 가격...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환상적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풍전이 브런치카페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한식에 바탕을 둔 메뉴가 즐비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풍전... 얼마 전까지만 해도 "풍전한정식"이란 이름을 가진 한정식집이었다.
안동시 풍산읍에 꽁꽁 숨어 있는 한옥 브런치카페 "풍전(豊殿)". 한마디로 맛과 멋을 모두 잡은 곳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전망이 예쁜 카페 10선에 풍전을 포함시킨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안동시 풍산읍을 찾는다면 이곳을 들러 볼 것을 절!대!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