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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중독일까 챌린지 중독일까

나의 일상

by 은빛지원

100일간의 필사책을 마친 아침. 어느새 내 일상이 되어버린 새벽, 또 한권의 책을 끝내고 나니 과 시원함과 허전한 바람이 스며든다. 모닝 페이지를 쓰고, 맑은 정신으로 책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이제는 브런치 글쓰기를 잠시 접어두고, 종이책 집필에 집중하려 한다. 제목과 목차는 정리했고, 프롤로그까지 써두었다. 매일 아침, 고요한 시간 속에 오롯이 나를 담아내보려 한다.

어제는 시간이 널널하다는 착각에 아침 루틴을 후다닥 끝내고 매장으로 달려갔다. 도착하니 7시 50분. 어라?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할 직원들이 아직 출근 전이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시계를 잘못 본 것. 무려 한 시간을 일찍 나온 것이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계절이 또 바뀌어가고 있지만 , 나는 뚜벅뚜벅 나의 길을 걷고 있다, 가끔은 이렇게 덜렁대는 허당 면모도 여전하다. 그마저도 웃음이 되고, 또 글감이 된다.

요즘은 와다 히데키의 『나이? 유쾌한 반란』을 재미있게 읽고 있다. 이 책은 노화의 원인을 ‘나이 주술’이라 말한다.

“나이 먹으면 어쩔 수 없지.”

“내 나이가 몇인데…”

“이 나이에 어떻게…”

이런 말들, 우리 모두 한 번쯤 해보거나 들어본 적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단호하게 말한다. 노화는 나이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늙었기 때문이라고.

"설렘이 줄어들면 마음도 늙는다.

전형적인 노인의 틀에서 벗어나라.

전두엽을 자극하라.

쓸데없는 공상도 많이 하라."


생각해보면, 나는 지금 이 책이 말하는 삶을 이미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두근거리는 일에 망설이지 않고, 때론 허당 같지만 도전하며, 매일 아침 나만의 루틴을 지켜온 나. “맞아, 나 잘하고 있는 거야.”

책장을 덮으며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제부터는 ‘나이 얘기’는 그만 하기로 했다.

나는 아직 젊은 사람이고, 젊게 살고 있으니까.

브런치 글쓰기를 잠시 쉬려 하니 조금은 아쉽지만, 그때그때 떠오르는 일상을 간간히 가볍게 끄적여 보려 한다.종이책 집필은 깊이 있게,브런치는 가볍고 솔직하게.

챌린지도 목표를 두고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새 내 삶을 바꾸는 루틴이 되어간다.

그리고 그 루틴은 또 다른 나를 만들어간다.

어쩌면 나는 글 중독이 아니라, 성장 중독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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