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번져가기를
맑은 발걸음 따라
빛의 다리가 놓이면
어둠도 채도를 높인다.
번져가는 물감자국
얼룩을 남기다가
물 담은 기다림 속에
밝은 햇살을 담아낸다.
미련의 무게로 말라버린
낡은 팔레트의 청춘은
남겨진 흔적 속에
빗물을 머금고
짙은 먹빛의
고단한 중년은
투명한 기다림으로
환히 가벼워진다.
갈라진 종이처럼
남루한 노년은
어우러짐을 품고
풍성한 빛을 만드는
수채화처럼.
그렇게 번져가기를.
반백의 나이, 남편과 둘이 살며 인생의 후반전을 글과 그림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기록하며, 새로운 삶을 한 줄 한 줄 정성껏 써 내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