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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떨어진 나눔

텃밭이 가르쳐준 진짜 낙수효과

by 봉순이

텃밭에 갔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 하지 않던가.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텃밭은 언제나 나의 힐링 공간이다.


배추와 무를 조금 심어두었는데, 몇일새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해봤다.

농약을 하지 않아 벌레 먹은 자국이 숭숭 뚫려 있었지만, 겉절이로 먹기엔 딱 좋을 만큼 단단하게 자라 있었다.


신통하다. 땅의 미생물들과 흙의 신령님이 배추를 정성껏 길러준 것만 같다.

그런데 더 신기한 일이 있었다. 우리 텃밭에 밤이 한아름 놓여 있는 게 아닌가.
이걸 누가 가져다 놓은 걸까? 도저히 가져다 놓을 사람이 없는데 말이다.


혹시 다람쥐가 몰래 가져왔다가 깜빡 잊고 간 걸까? 그건 아닌 것 같고...
설마 하늘에서 떨어졌나 싶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때 텃밭 담벼락을 넘은 밤나무 가지 하나가 보였다.
그 가지에서 떨어진 밤들이 우리 텃밭으로 고스란히 흘러들어온 것이었다.


작은 가지 하나에서 먹고도 남을 만큼의 밤이 떨어지다니, 자연의 나눔이란 참으로 신비롭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AI 시대가 오고 있다지만, 이런 선물 같은 순간은 결코 대체될 수 없으리라.


오늘도 나의 힐링 공간 텃밭에서 한숨 가득 들이쉬며 자연의 선물을 한아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저녁은 진수성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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