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6. 내보낼 뻔한 사람

망년회 날, 남편이 부엌으로 들어간 이유

by 봉순이
제목_없는_아트워크 (3).jpg



주말에 친구들과 1박 2일, 집에서 망년회 비슷한 파티를 열었다.


계획은 단순했다.

남편은 잠시 외출, 여자 셋은 밤새 와인과 수다.

친구들 시간 맞춰 오기로 했고, 집도 미리 치워두었고, 남은 건 딱 하나.

남편을 어디로 보낼 것인가.


“남편, 오늘 내 친구들 와.”

“응.”

“근데… 다들 당신 없는 줄 알고 있어.”

“그럼 나는 어디로 가?”

“에…어딘가에서 놀다가… 이따 잘 때쯤 들어와”


계획은 그렇게, 아주 허술하게 합의됐다.


친구들이 도착했고, 남편은 잠깐 쭈뼛거리더니 어느새 부엌으로 사라졌다.

도망가서 어딘가에서 놀다 올 줄 알았던 남편은

부엌에서 만두전골을 끓이고, 회를 사 오고, 와인은 알아서 열어두었다.

우리는 그저 앉아서 수다만 떨고 있었을 뿐인데.


그때였다.

부엌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남편을 보던 친구가 갑자기 말했다.


“어머어머…나 지금 네가 그린 캐릭터가 현실에서 튀어나온 줄 알았어. 어쩜 그렇게 똑같아?”


순간, 우리는 한참을 웃었다.


그날 밤, 남편은 파티의 주방장이었고 다음 날 아침엔 술국까지 끓여주었다.

으하하. 울 신랑, 내보냈으면 큰일 날 뻔했다.


"남편~ 술국까지 고마워 그리고 쫒아낼라고 해서 미안해 ~~"


한해가 그렇게 흘러가고 새해가 밝아온다. 모두들 해피뉴이어~~

keyword
이전 14화ep14.써보니 더 빠져드는 운율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