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에서 즐거움으로—세 편의 시조가 건네준 작은 기쁨들
얼마 전에 처음으로 시조 모임에 나갔다.
어르신들이 많을까 봐, 분위기가 딱딱하면 어쩌나 싶어 괜히 긴장이 됐다.
혹시 갓을 쓰고 오신 분이 계시면 어떡하나, 별 상상을 다 하며 마음을 졸였는데 그건 나 혼자의 편견이었다.
수업 시간 두 시간은 언제 흘렀는지 모르게 지나갔고, 각자 써온 글을 블라인드로 읽고 합평하는 시간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누가 쓴 글인지 모른 채 오롯이 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니 선입견 없이 시조를 더 가까이 느낄수 있었던 것 같다.
첫날이라 내 시조는 발표하지 않아도 되겠거니 하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어찌하다 보니 결국 내가 쓴 첫시조를 직접 읽게 되었다.
낭독을 하는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얼굴을 가리고 도망가고 싶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여기저기서 “잘 썼다”, “재미있다”는 칭찬이 들렸다.
그 말들에 힘을 얻어 집에서 두편을 더 완성했다. 그리고 혼자서 달빛을 보니 음율이 술술 나온다.
써보니 행복하고 운율맞춰 재미지다
즐겁게 쓰다보니 두편이나 써버렸다
말투도 시조처럼 3.4.3.4 되어간다
아~ 시조에 푹 빠졌나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