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AI 이야기가 넘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에 마음을 두는 연습
얼마 전, 노트북을 챙겨 평소 좋아하는 카페를 찾았다. 창밖을 바라보며 마음을 고요히 가다듬고 집중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앞에 두고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옆자리에 손님들이 앉았다. 3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도 직업도 제각각인 듯 보였지만, 그들의 화두는 오직 하나였다. 주식, 부동산, 그리고 코인.
두 시간 내내 수익률과 타이밍,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조급한 말들이 오갔다. 굳이 귀 기울이지 않아도 선명하게 들려왔다. 이상하게도 말을 하는 쪽이나 듣는 쪽 모두 숨이 가빠 보였다. 그 열기 때문이었을까, 가만히 있던 나조차 덩달아 불안해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내가 마치 대열에서 이탈한 낙오자처럼 느껴졌다.
며칠 뒤 다른 모임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번엔 AI 이야기였다. 기술이 너무 빨라 따라가기 벅차다는 푸념 속에도 “그래도 놓치면 끝장”이라는 불안이 서려 있었다. 세상은 너무 빠르게, 너무 많이 바뀌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나만 화석처럼 굳어버릴 것 같다는 공포가 밀려왔다.
그렇게 불안의 파도에 휩쓸리던 중, 우연히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변화가 빠를수록 변하는 것을 예측하려 하지 말고, 변하지 않는 것을 하세요.”
그가 꼽은 것은 수학, 철학, 역사, 물리 같은 학문, 그리고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라는 본질적인 행위였다. 그리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예술.
무릎을 탁 쳤다.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쫓아가느라 숨이 찼던 이유를 그제야 알 것 같았다. 나는 이제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매일같이 요동치는 것들에 에너지를 쏟기보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단단한 것들에 마음을 쓰기로 말이다.
부화뇌동하지 않으려 한다. 조금 느리더라도 인간적인 것, 삶의 뿌리를 깊게 내리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주가가 요동치고 AI가 세상을 뒤흔들어도 내가 걷는 산책길, 가족과 나누는 따뜻한 식사, 그리고 하루를 갈무리하며 써 내려가는 이 글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출렁이던 마음을, 오늘은 고요하게 내려놓아 본다.
그동안 그렸던 그림도 방출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