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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마카담 스토리>

외로워도 슬퍼도, 희망은 있다

점점 사회가 각박해지고 메말라가고 있다. 고로, 개인의 외로움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국내에서 작년(2014년)에 개봉했던 영화<스틸 라이프, 우베르토 파솔리니 작품>를 보며 깊은 공감과 아픔을 느꼈던 필자. 이번에 만난 <마카담 스토리>도 그와 비슷한 소재(인간의 고독·외로움)를 다루고 있었기에, 참 많이 아팠지만 결론은 좋았다! 이유는, 이 영화는 궁극적으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있기 때문이다.


<마카담 스토리>는, 한 아파트 내 주민들의 일상을 다룬다. 의협의 의미를 모르고 살던 40대 독신남, 스테른코비츠. 수리비를 내지 않아 엘리베이터 탑승이 금지된 그는, 때마침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런 그는 남몰래 밤마다 외출을 하고, 병원 자판기에서 감자칩을 꺼내먹으며 끼니를 때우는 등 극한의 외로운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그런 그는 우연히 나이트 근무를 하는 여간호사와 만나게 된다. 스테른코비츠는 그녀의 호감을 사고자, 포토그래퍼 행세를 하고 나름의 노력을 기울인다. 결국, 둘의 관계는 좁혀진다.



엄마와 함께 살아가는 10대 소년 샬리. 하지만 우리는 단 한 번도 그녀(샬리의 엄마)의 모습을 볼 수 없다. 거의 독신 수준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는, 우연히 이웃집에 이사 온 여배우 잔 메이어와 조우하게 되고, 함께 영화를 보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둘 사이는 꽤 가까워진다.


알제리 출신의 중년여성, 하미다. 아들과 떨어져 사는 그녀는 국가와 가족과의 이별로 한없이 외로운 생활을 보내고 있는 상황. 그런 그녀의 집에 또다른 이방인이 찾아온다. 나사 소속의 미국인 우주 비행사, 존 매켄지. 그는 약 이틀 간, 하미다의 집에 머무르게 된다. 언어조차 통하지 않는 그들은 짧은 시간이지만, 가족 같은 관계를 맺게 된다.


이렇듯, <마카담 스토리>는 외로운 사람들의 상황을 나열한 후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외로운 사람들 모두는 타인과의 첫 만남에서 어색해한다. 타인에게 말걸기, 고맙다고 표현하기 등 '관계의 어색함'을 보여주던 그들은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나아가 '위로와 사랑하기'에 이른다.


영화는 말한다. 결국, 우리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접촉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그것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삐걱대는 우리들의 삶에서 벗어나게 만들어주는 유일한 창구라고 말이다.



아파트라는 어쩌면 굉장히 작은 공간임에도 사람들 간의 체감 거리는 멀기만 한 요즘 세태를 풍자하면서도, 결론은 훈훈하고도 사랑스럽게 마무리되는 영화<마카담 스토리>. 에피소드들 속 상황들도 소소한 웃음요소들이 배어있어, 보는 내내 미소지을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다. 많은 관객들이 봤으면 하는 바람인 영화! 기대보다 더 좋았던 영화다. 다가올 새해에는, 타인과의 좋은 만남과 관계유지가 이어지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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