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책을 만나는 기분은 연애할 때 기분과 비슷합니다. 어떤 때는 첫 페이지를 펼칠 때부터 심장이 두근거리기까지 합니다. '야! 이런 책을 우리 회사에서 먼저 냈어야 했는데...' 아쉬움과 시기심이 느껴질 때도 있고, 또 '이딴 책을 내니 요즘 독자들이 책을 안 읽지!'하는 안타까운 종이 뭉치(?)를 만나 실망하기도 합니다.
책마다 작가의 그릇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실력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지요. 작가가 머리와 입과 손끝으로만 글을 쓰는지, 아님 세상을 숱하게 걸어본 발과 뜨거운 사막의 가슴, 눈물로 썼는지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그건 그 책을 덮는 즉시 알게 됩니다. 다시 펴보고 싶다면 그건 분명 후자이지요.
책을 읽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가 그 책을 읽기 전과 후의 생각과 간접경험이 다라질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무한한 삶의 경험을 모두 본인만의 체험으로 채울 수는 없습니다. 자신만의 좁은 세상에서 보다 넓고, 다양한 삶을 여행할 수 있는 책의 세상에 한번 빠져보는 것도 나브지 않을 것입니다.
- 김성구 산문집 <좋아요, 그런 마음> p. 140
나와 비슷한 생각의 글이라, 한 페이지를 거의 통째로 옮겨본다.
새 책을 만났을 때의 설렘. 마치, 첫 만남을 갖게 된 사람을 만나는 듯한 기분.
막상 책을 펴고, 한 문장 한 문장 읽어나감으로써 알게되는 책의 '진심'.
그로 인해 알 수 있는 작가의 가치관과 자주 쓰는 언어들.
어쩌면, 한 권의 책을 읽는 행위는 작가(한 사람)를 알게 되는 동시에, 내가 알지 못했던 세계관을 만나고 들여다보는 과정이기도 하다.
책에서 만난 상황과 풍경을 직접 마주한 적이 있다면 공감을, 아직 접하지 못했다면 간접 경험을 통한 호기심을 품게 되는 행위. 이로 인해, 좁은 가치관에서 벗어나 다양한 삶의 형태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책 읽기의 큰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