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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서의 힐링

평일.

지방 어느 시골 마을.

농사조차 활발하지 않은 한여름.
걸어다녀도 사람 한 명 마주치기 쉽지 않은 곳을 엄마와 둘이서 산책했다. 녹음으로 뒤덮여 한여름 뙤약볕의 희생에서 면할 수 있었던 곳을.

자연 속에서의 힐링. 너무 많은 사람들과 너무 많은 일들에 부딪히고 억눌려왔던 여느 평일과는 달랐던 평온한 시간. 자연에 안겨 안온(피부가 느끼는 온도는 시원)했던 시간. 엄마와 함께 도란도란 못다한 얘기 나누며 걸어서 더 좋았던 시간.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엄마에게 고마웠던 시간. 덕분에 마음은 어느 누구보다 부자같았던 느낌.

좋았다. 시골에서는 도시와는 달리, 무언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도, 느릿느릿 걷는 것도 좋다. 누군가보다 빨리 걷지 않으면 뒤쳐지고 마는 도심 속 생활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몇 시간째 시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의식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 행복의 순간이 연이어졌던 그날을 기억하며.




- 2018년 6월 말, 수요일, 심재영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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