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김 식사

그 순간들만큼은 너무나 소중한 기회여서 한 순간도 놓칠 수 없었다. 따라서 그 순간들 속에서 그는 '순수한 주의 기울이기'가 핵심인 마음 챙김 명상을 자신도 모르게 실천하고 있었다. 어느덧 '그냥 삼키지 말고 맛보라, 생각하지 말고 느껴라'라는 '마음 챙김 식사'의 달인이 되어 있었다. 전에 그를 지배했던 '맛있다, 맛없다' 혹은 '좋다, 나쁘다'의 개념도 사라졌다. 앞에 음식이 있으면 습관적으로 입 속에 밀어 넣거나 끼니마다 일상적으로 먹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먹는다'는 일상이 최고의 집중 명상이 되었다. 그 순간에는 그를 괴롭혀 온 불안감, 우울증도 사라졌다. 그런 것들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 하루에 단 한 번뿐인 소량의 식사였던 것이다.


예를 들어, 농부가 자두 하나를 시주하면, 그는 자두를 손에 들고 자두의 윤기 나는 질감, 모양 부드러운 곡선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잘 익었음을 의미하는 불그스름한 색감을 감상하며 그것이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상상했다. 자두를 키운 따사로운 햇살, 땅의 기운, 비를 내려 주는 구름과 밤의 별빛, 농부의 노동에 고마움을 느꼈다. 자두 한 알 속에 자연과 우주의 모든 것이 응축되어 있었다. 자두를 먹는다는 것은 그 모든 것이 자신 안으로 들어오는 일이었다. 그는 손에 든 자두의 감촉을 느끼며 자두를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한 입 깨물 때 나는 소리, 입 안에 번지는 과즙의 단맛과 향긋함을 충분히 즐겼다. 자두를 먹으면서 느끼는 행복감, 평온함, 기쁨, 만족감의 순간들을 좋고 나쁨의 판단 없이 그대로 받아들였다.


- 책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p. 213, 214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서 법륜스님이 사부로 등장했을 때가 떠오른다. 출연진들은 스님을 찾자마자 그와 함께 밭을 일궜다. 노동의 시간을 치른 후, 그들은 고기 한 점 없는 식사에도 크게 만족했다. 그때 스님은 출연진들에게 한 끼 밥상이 완성되기까지 드는 노력들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권했다.


비옥한 토양과 태양, 물 등의 자연과 씨를 뿌리고 가꾸는 농부들, 그들이 수확한 것들을 유통시키는 이들과 그 과정에서 드는 비용 등. 이렇게 하나의 음식이 내 입으로 들어오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수고,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진실을 간과한 채 순간의 욕망 채우기에 급급하다.


어떠한 것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그 맛이 전하는 순간의 행복과 배부름의 기쁨도 중요하지만, 재료의 탄생부터 요리가 되어 내 몸 속으로 들어오기까지의 순환을 생각하면 세계와 나의 긴밀한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위 발췌글은 <집사부일체> 출연진들이 스님으로부터 배웠던 가치관과 이어진다. 먹는 행위를 통해, 나와 세계의 유기적인 관계와 세상의 놀라운 면면들을 발견할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글이다. 자두 하나도 소중한 것임을 자각하는 순간, 세상 모든 사람과 동식물, 물품들도 달리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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