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청산수목원에서 만나는 홍가시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는 5월, 충남 태안군 남면에 위치한 청산수목원은 그 어느 계절보다 강렬한 색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특히 이 시기, 제주에서나 볼 법한 홍가시나무가 붉은 잎을 활짝 피워내며 수목원을 온통 물들인다.
도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이 색채의 대조는 마치 유럽의 가을 정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청산수목원의 대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초록빛이 가득한 숲 사이로 붉게 물든 홍가시나무들이 양옆으로 늘어서 있다.
특히 황금 메타세쿼이아 길과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붉은 잎이 반짝이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카메라 셔터를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이 풍경은 SNS에서도 빠르게 입소문이 나며 인생샷 명소로 자리 잡았다.
홍가시나무의 붉은 숲길을 걸으며 만나는 것은 비단 자연의 경이로움만이 아니다.
청산수목원 곳곳에는 고흐, 모네, 밀레의 명화를 모티브로 한 테마정원이 조성돼 있어, 자연 속에서 예술을 감상하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200여 종의 습지식물이 자라는 수생식물원과 예술적 조형물들이 어우러진 이곳에서의 산책은 단순한 힐링을 넘어선다.
붉은 홍가시나무의 잎사귀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물가에 비치는 선명한 반영, 그리고 고요한 산책로는 방문객들에게 예상치 못한 위로를 건넨다.
올해 5월, 제주까지 가지 않아도 붉은 단풍길을 거닐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충남 태안 청산수목원을 찾아보자. 붉은 숲 사이를 걷는 그 순간이, 일상에서 벗어난 감각의 쉼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