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휴가를 기다리며
‘튤립호텔’은 표지만 봐도 손이 가는 참 사랑스러운 책입니다. 튤립의 사랑스러운 색감과 작고 귀여운 동물들 덕분에 마음이 몽글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튤립호텔’을 운영하는 다섯 마리 멧밭쥐들의 이야기입니다. 멧밭쥐는 들쥐의 종류인데 햄스터랑 많이 닮았습니다. 출판사의 서평을 읽어보니 멧밭쥐들은 꽃의 꿀과 수술 먹는 것을 좋아해 꽃봉오리 속에서 종종 발견된다고 합니다. 꽃 속의 멧밭쥐 정말 귀엽지 않나요?
가을이 되자 멧밭쥐들은 튤립의 알뿌리를 가져서 밭에 심습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알뿌리를 심어야 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겨울에는 호텔 간판도 만들고 따뜻한 음식도 해 먹습니다. 긴 겨울이지만 ‘어떤 계절도 영원하지는 않습니다.’ 봄이 되자, 튤립의 싹이 ‘뽁’ 나왔습니다. 이제부터 멧밭쥐들은 더 바빠집니다. 튤립을 가꾸며 정원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튤립호텔 예약 문의 전화를 받느라 멧밭쥐들은 바쁘게 지냅니다. 마침내 꽃이 피었습니다. 이제 튤립호텔을 개장할 시간입니다. 하나, 둘 손님들이 도착합니다. 손님들은 ‘개구리, 참새, 무당벌레 등 작은 동물인데요. 모두 튤립 안에 속 들어갈 작은 동물들입니다. 뒤표지를 보면 ‘모든 작은 동물들을 환영합니다.‘라고 되어있습니다. 큰 동물들에 치이고 항상 멋진 자리를 빼앗기는 작은 동물들을 환영하는 튤립호텔은 작은 동물들이 주인공이 되는 곳입니다.
동물들은 저마다 튤립호텔에서 휴가를 즐깁니다. 가족과 즐거운 식사를 하기도 하고 수영장에서 즐겁게 놀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프러포즈를 하기도 하고요. 이렇게 행복한 휴가를 보내는 동물을 보니 저도 휴가가 기다려집니다.
저는 여행을 참 좋아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여행을 가면 이 장소에서 볼 수 있는 것,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도장 깨기 하는 게 참 행복했는데요. 최근에는 그 동네 카페, 동네서점에서 시간을 보내고 광장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하곤 합니다. 또 하루는 숙소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있는 것도 참 즐겁더라고요. 에너지가 떨어져서 그런 거라면 조금 속상하고 삶에 여유가 생겨서라면 기분 좋습니다. 지금 가고 싶은 여행은 영화 ’ 리틀 포레스트‘ 또는 예능 ‘삼시 세 끼’ 같은 모습입니다. 한적한 시골에서 텃밭에 나는 채소로 음식 해 먹고 제철음식 해 먹으며 한적하게 보내는 여행이요. 하지만 와이파이는 되었으면 합니다. 브런치 글 올려야 하니까요ㅎ 그리고 일단 혼자 있고 싶고요. 사나흘에 한번 손님이 찾아왔으면 합니다. 글로 적기만 해도 설레는걸요?
Q. 독자분들은 어떤 여행을 좋아하시나요?
하지만 아마도 한동안 저의 휴가의 모습은 이렇게 한적한 모습은 아닐 듯합니다. 아이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휴가를 가기 위해 넣어야 할 물건도 두 배는 많아지고 숙소도 아이가 편하게 지낼 곳을 찾겠죠? 한적한 시간보다는 여러 체험활동에 제가 좋아하는 작은 노포보다는 아기의자가 있는 곳만 찾아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나마 식당에서 밥 먹을 수 있으면 다행일지도 모르겠네요.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아이와 함께할 시간들이 설레기도 합니다.
저마다 휴가의 모습은 다르겠지만 휴가를 기다리고 행복한 시간을 꿈꾸는 건 모두 같을 듯합니다. 휴가 당일도 참 좋지만 저는 휴가를 준비하는 시간과 휴가를 기다리는 시간 또한 참 행복하더라고요. 일요일 저녁이네요. 이번주도 힘드시겠지만 곧 있을 ‘휴가’를 기다리며 힘나는 시간을 보내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튤립호텔에서 열심히 일한 우리 귀여운 멧밭쥐들도 좋은 휴가 보내길 바랄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