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 명상의, 명상적 방법

멈추기, 알아차리기 그리고 주의 기울이기

지난 글들에서 마음챙김 명상을 하려는 이유는 목적지와 방향으로 그리고 그 여정을 어떻게 걸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태도로 설명을 드렸습니다. 유용한 태도들을 하나 둘 키워가다가 보면 자연스럽게 삶의 유익한 결과물들이 나오게 되는데요, 결국, 우리가 계속 노력해야 할 것은 유익한 태도의 개발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늘 성급한 결정으로 실수가 잦아 힘든 경우, 좀 더 여유 있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는 리더의 모습을 원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에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태도로서 '인내심'을 기르기로 했다면, 우리의 노력은 인내심을 기르는 데로 향하면 됩니다. 그렇게 길러진 인내심은 여유로움이라는 모습으로 삶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외 감정조절, 스트레스 대응능력 향상, 공감능력 향상등 많은 다른 혜택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겠지만요.


이쯤에서 '마음챙김'의 의미를 잠시 짚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마음챙김이란 특별한 방식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의도적으로, 현재 순간에서, 그리고 판단하지 않는 방식으로
- JKZ -

'특별한 방식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은 나의 몸과 마음을 말합니다. 하루를 돌아보면 대부분의 시간 동안 우리의 마음은 바깥세상을 향해, 그리고, 과거나 미래로 생각과 관심이 옮겨갑니다. 정작 중요한 그리고 삶의 주인공인 나의 현재 상태가 어떠한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간은 극히 작습니다. 그렇게 외부세계에 정신없이 반응하며 휘둘리며 살아가는 방식에서는 항상 스트레스와 불만족이 가득하게 됩니다. 방황하는 마음은 행복하지 않다는 실제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세상의 자극에 자동적으로 습관적으로 반응하는 삶의 방식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잠시 멈추고 현재 상황과 자신의 상태를 찬찬히 알아차린 후에 의사결정을 하는 더욱 현명한 삶의 방식이 있습니다. 이것을 바로 '멈춤의 기술'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얼토당토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상대방에게 먼저 화를 내어 감정을 해소하는 방식보다는 어떻게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를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 더욱 현명할 것입니다. 지혜로운 기회의 순간은 멈출 때에만 비로소 생겨납니다. 물론 알아차림이 능숙해지면 질수록 실제로 멈추는 시간이 짧아질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이런 멈춤의 순간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요.

삶은 오직 지금 이곳에서만 펼쳐집니다. 과거는 기억 속에 있고 미래는 아직 생각 속에 있습니다.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바로 다음 순간이 정해집니다. 향후에 가수가 되고 싶으면 오늘 또는 지금 노래 연습을 하거나 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공상에 그치고 맙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지금 여기에 깨어 있어야 하고, 무게 중심을 바깥세상이 아닌 우리 자신에게 두어야 합니다. 그런 방식이 바로 '마음챙김' 방식입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좀 더 잘 알아차리다 보면 다른 사람 그리고 바깥세상에 대해서도 잘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는 반응을 선택할 자유와 힘이 있다.
-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


그러면 수행은 어떻게 진행되는 걸까요?

명상이라 하면 흔히 일상에서 분리된 조용한 곳에서 눈을 감은채 가부좌를 틀고 오랫동안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앉아서 하는 명상' 또는 '정좌 명상'이라고 부르는데요, 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거나 의자에 앉아서 진행합니다. 오랜 전통을 가진 자세이자 가장 보편적인 자세이며, 몸과 마음의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밖이 아닌 안으로 깊게 들어가는데 도움이 되며 집중의 수준도 높아집니다. 마음챙김, 알아차림 , 깨어있음을 개발하는데 특화된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호흡이나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들에 주의를 유지하며 관찰하게 됩니다. 주의를 기울일 대상을 스스로 정하고, 그 대상의 특징과 변화를 관찰하면서 깨어있게 됩니다. ’ 그렇게 간단하다고?‘라며 생각할 수도 있겠어요. 어쩌면 매우 단순해 보이는 작업이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실망스럽게도 10초도 지나지 않아 마음이 아주 멀리 달아날 수도 있습니다. 꼭 스스로 해 보셔야만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수행의 경험을 통해서 각자가 가진 마음의 경향성과 특징을 알게 되고, 더 나은 방식으로 마음을 보살피고 길러가는 연습들이 이어집니다.


그렇지만 바른 자세로 앉아야만 명상이 가능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필요와 목적에 따라서 그리고 개인적인 선호도, 신체적 여건, 주어진 상황에 따라서 편하게 기대어 앉거나, 눕거나 서거나 또는 걸으면서도 수행할 수 있고, 요가나 태극권처럼 정해진 동작들을 취하면서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자세들이 가능하여 유연한 측면이 있지만, 수행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세부 방식들이 정해져 있기에 가능하면 잘 숙지하고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저 막연히 누워만 있을 때 가게 되는 곳은 꿈나라 밖에 없습니다. 저도 참 좋아하는 나라이지만 꼭 밤에만 가려고 합니다. 우리는 깨어 있으려고 한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자세와 형식에 지나치게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어떻게 수행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습관처럼 매일 한 시간 동안 앉아서 수행을 하다 보면 결국엔 한 시간 동안 더 잘 앉아 있게만 될지도 모릅니다. 알아차리는 순간이 늘어나고 있는지, 깨어있는 순간들이 늘어난 것인지, 마음을 더 잘 알고 챙길 수 있게 된 것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도 있죠. 세상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모두 제각각입니다. 그래서 명상 수행의 여정은 ‘나만의 실험실이나 연구실’로 부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의 책임자는 바로 ‘나’이고 그 실험 대상자도 ‘나’입니다. 참 흥미롭지요. 다만 긴 여정에서는 중간에 길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워낙 많으니 반드시 안내자(지도자)를 두거나, 최소한 비슷한 연구를 하는 동료들(도반)을 두는 것이 유익합니다. 모를 때 물어보고 힘들 때 손잡아줄 사람들이 있다면 걸어가는 내내 재미있고 또 한없이 든든합니다.


명상 수행을 삶과 분리된 채로만 진행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난관을 만나게 됩니다. 명상 시간은 참 좋은데 일상의 삶은 오히려 하찮아 보이고 싫어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일주일 또는 몇 달간 지속되는 집중수행의 경험이 좋아 이런 프로그램들만 찾아다니시는 분들도 계시기도 합니다. 수행으로 가득 채운 삶의 모습은 종교인들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그러나,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수행법은 이와는 다르게 진행해야 합니다. 일상과 분리된 곳에서의 수련은 오히려 연습이나 훈련, 체육관과 비슷합니다. 땀 흘려 키운 근육들과 탄탄한 모습은 결국 실제 삶이 펼쳐지는 일상에서 드러날 때 그 의미로서 결과로써 드러납니다.


우리가 가려는 목적지가 결국 삶의 한 복판에 있고, 그 삶은 오직 지금 여기서만 펼쳐진다는 것을 알고 나면, 결국 가야 할 곳도 돌아와야 할 곳, 머물러야 할 곳도 지금 여기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바로 이 행위, 시선이 가는 바로 그 글자들, 마우스가 움직이는 손동작, 떠오르는 생각들, 지금의 호흡, 지금의 몸 상태, 이 공간, 이 순간은 우리 자신이 생생히 깨어있는 채로 마음을 챙겨서 보살펴야 할 바로 그 대상들이며 삶 그 자체입니다.


변화들로 가득한 일상과 삶 속으로 마음챙김이 의미와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앉거나 눕는 것처럼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만은 없습니다. 삶은 곧 에너지이며, 에너지는 곧 움직임을 의미합니다. 움직임이 가득한 매 순간의 삶 속에서 마음챙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하겠지요. 이러한 수행을 일컬어 ‘일상에서의 수행’이라고 부르며 요즘 들어 더욱 익숙해진 모양새입니다. 잠시 기분 전환 겸 산책하면서 걸음걸이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요가와 태극권 같은 고유의 움직임 속에서 몸에 주의를 기울이기도 합니다. 점심 식사나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그 맛과 향에 주의를 기울이기도 하고,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나의 호흡과 마음을 살펴보기도 하고, 때로는 일을 하면서, 음악을 들으며, 청소나 설거지 또는 심지어 옷을 갈아입는 아주 작은 동작들에서도 마음챙김을 수행합니다. 항상 깨어있는, 그리고, 매 순간 마음을 챙기며 삶을 대하는 모습이 바로 제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 싶은 모습입니다. 일상에 묶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묶은 것을 풀고 자유로워진 모습입니다.


일상과 분리된 명상 수행과 일상 속에서의 수행하는 방식을 다시 한번 간략히 요약합니다. 움직임을 최소화한 자세로 일상과 분리된 환경에서 수행하는 것은 알아차림이나 집중의 깊이를 효과적으로 더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마음챙김의 근육을 키우는 체육관 같은 의미가 있습니다. 반면에 변화의 에너지가 가득한 삶의 움직임 속에서의 마음챙김은 말 그대로 실전이고 그 효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으며 직접 검증하고 또 발전해갈 수 있는 기회들로 가득합니다. 체육관 훈련을 통해 마음챙김 근육이 키우고 나면 일상생활에서의 알아차림도 수월해지고, 일상생활에서의 다양한 경험들은 명상 수행의 좋은 재료가 되어 서로 보완작용을 하면서 우리의 삶의 지혜가 늘어나게 됩니다.


사실, 삶이 일어나는 모든 순간과 장소에서 마음챙김은 가능합니다. 명징하게 깨어서 마음을 챙기며 매 순간을 맞이할 때에 우리는 더욱 지혜로워지고, 우리의 삶은 더욱 풍성해지고 우리는 더욱 자유로와 집니다. 정말 그렇게 되고 있는지를 알아보려면 우리의 일상생활을 잘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잠깐식 멈춰서 말입니다.


Bloom where you are planted.
네가 있는 자리에서 꽃을 피워라.
-서양 속담-


삶의 모든 자세들이 바로 마음챙김 명상의 자세라고 하려니 너무 확장을 했나 싶기도 합니다만, 사실이 그러합니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순간들이 마음챙김 명상이 가능한 순간들입니다. 모든 작은 순간들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게 있을까 싶습니다.


우선 기초 체력부터 단련해 보겠습니다. 바로 주의를 기울이고 유지하는 연습입니다. 명상 활동의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삶에서도 유용한 결과를 가져오니 미루지 마시고 지금 당장 3분만 투자해서 스스로 확인해 보시죠.


주의력 연습 (3분간)

1. 먼저 의도를 세워야 합니다.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을 세밀하게 알아차리고, 어떤 감각이 일어나든 허용하고 수용하리라'.
(왜 하려는지가 분명하지 않을 때 우리는 너무나 쉽게 길을 잃어버리게 되고, 또한 돌아올 수도 없습니다.)
2. '왼쪽 손바닥'을 3분간 주의를 기울일 대상으로 정합니다. 왼쪽 손등을 왼쪽 허벅지 위에 편안히 두고 손바닥을 펴고 천장을 자연스럽게 향하도록 합니다. 타이머로 3분을 맞추고 시작합니다.
3. 왼쪽 손바닥에서는 미세하지만 다양한 느낌들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간질거림, 따끔거림, 화끈거림, 차가움, 서늘함, 움직임, 묵직함, 가벼운 경련 등 어떠한 느낌이 올라오더라도 모두 허용해 주고 수용합니다. 만약 느낌이 미약하여 잘 느껴지지 않더라도 당황하지 마시고 충분한 시간을 주고 기다려 줍니다.
4. 한 번씩 마음이 다른 곳을 향할 수 있습니다. 이를 테면 '내가 왜 이런 것을 하고 있지?' '식사는 뭘로 할까?' '내일은 뭘 하지?' 하면서 마음이 다른 곳이나 다른 시간대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마음의 현상이니 스스로를 책망하지 마시고, 다시 손바닥의 느낌으로 마음을 돌려 오시면 됩니다. 돌려오고 또 돌려오면 됩니다. 이것이 제일 중요한 연습입니다.
5. 3분이 지나고 나면, 시작 전과 비교해서 몸과 마음을 어떤지 살펴봅니다. 호흡과 심장 박동은 어떤지, 손의 긴장도는 어떤지, 마음은 편안한지…
(어떠한 것이든 직접 알아봐야 합니다. 마음챙김 명상 수련은 나만의 실험실과도 같습니다. 항상 스스로 직접 해보고 느끼고 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도 유사합니다. )
6. 손바닥이 익숙해지고 나면 발바닥이나 얼굴 등 몸의 다른 부분들에도 실습해 보시길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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