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 마음챙김 태도: 너그러움, 감사 그리고 사랑

스스로에게 가장 가혹한 당신에게

코로나, 전쟁, 무역관세, AI, 사회적 고립, 정치적 불안 등 요즘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모습은 불과 5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VUCA(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와 P.A.I.D (압박과 스트레스, 항상 연결된 , 정보 과부하, 산만한)의 두 개의 키워드는 쉼 없이 요동치는 세상의 얼굴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하나의 개인으로서 살아가는 힘겨움을 잘 보여줍니다.


어쩌면 이런 시대에 한가롭게 너그러움 Generosity, 감사 Gratitude와 사랑 Love 타령이라니.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구글,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명상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더 독하게 굴어야 할 것 같은데, 왜 이들은 '너그러움'과 '감사'를 이야기할까요?


역설적이게도 지금이야말로 이러한 태도와 자질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때입니다. 이것은 스스로를 지켜내는 보호막이자 삶의 든든한 토대가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것들은 마음챙김 수련을 통해서 길러지는 자질들이며, 더 깊은 마음챙김 수련을 위한 조건이 되기도 합니다.


[잠깐 멈춤]
지난 3개월 동안 또는 지금 가장 스트레스받고 힘들어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힘겨운 상황 속에서 스스로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요?


너그러움과 열린 가능성

한 번은 회사 단합대회를 준비하는 프로젝트를 이끌 때 있었던 일입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듯이, 프로젝트에 있어서도 늘 세부 실행 단계에서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작년에도 함께 작업한 업체라서 시작부터 너무 든든했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단체 게임이 행사 의도와는 맞지 않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거든요.


팀원들에게 아쉬운 마음이 먼저 생겨났습니다. 업체에게 불평을 해보다가 결국 더 일찍 챙겨보지 못한 나 자신이 원망스러워졌습니다. 뾰족한 수는 없었습니다. 긴급하게 아이디어를 짜내고 밤늦게까지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종이 박스 자동차 경주가 기획되었고, 이것이 결국 행사의 하이라이트가 되었습니다.


비난하고 원망하는 우리 안에서 자동적으로 일어납니다. 심지어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더욱더 가혹하게 대하기도 합니다. 힘들어하는 친구는 따뜻하게 위로하면서도 정작 자신에게는 상처를 입히는 어리석은 행동을 합니다. 비난하고 원망해서 원하는 것이 얻어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무능해 보이는 자신과 동료들, 냉혹한 사회, 불공정한 세상은 결코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그저 각자의 속도로,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비로소 변화가 생겨날 뿐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마주하는 순간들은 모두 각각의 변화의 과정 중 한 장면일지도 모릅니다.


비난과 원망 대신 너그러움과 따뜻함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명상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입니다.


지금의 상황이 마지막 100m 달리기 출발선과 같다면 결승선 너머에 있을 성공과 실패가 이미 보일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바로 옆에 서있는 다른 선수들을 보면서 마음속에서는 이미 결론을 내렸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경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매번의 경기가 성장을 위한 과정으로 여겨집니다. 기나긴 삶의 여정에서는 지금의 불만족스러운 상황도 단지 중간 과정으로, 그리고, 나를 위한 피드백과 조언으로서의 의미만이 분명해집니다.


더 크고 긴 안목으로 바라볼 때 우리 앞에는 새로운 가능성이 생겨납니다. 상대방도, 상황도 모두 변화의 과정 중에 있음을 알고 나면 서로 탓하고 비난하는 대신, 협력하고 공존하는 관계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관계가 제일 많이 필요한 대상은 언제나 우리 자신입니다.


따뜻하고 친절하게 보살피는 명상

마음챙김 수련 중에는 원치 않은 많은 상황들과 마주합니다. 저는 졸음과의 힘겨루기가 제일 버거웠습니다. 특히, 누워서 하는 바디스캔의 경우 왼쪽 무릎에 도달하기 전에 잠들었으니까요. 눈을 떠 보기도 하고, 무릎을 세워보기도 했지만 이내 곧 몽롱함 속으로 빠져드는 제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습니다. 5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한 번씩 졸기도 하지만 더 이상 스스로를 비난하거나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다행입니다.


졸음 이외에서 육체적 피로나 소음, 주변의 방해 등 많은 변수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중 가장 어려운 것이 방황하는 마음과의 힘겨루기입니다.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다가도 어느새 내일 업무걱정을 하고 있거나, 깜빡하고 있던 급한 메시지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명상 내내 이어지는 힘겨루기는 결국 자신에 대한 비난과 원망으로 이어집니다. 나는 아직 멀었구나 하며 좌절하기도 합니다.


방황하는 것은 마음의 자연스러운 특징입니다.
그것을 단지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방황에서 돌아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황하는 마음과의 힘겨루기가 보편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현상임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수련으로 마음의 방황이 줄어든다는 것을 알고 나면, 그제야 자신을 비난하고 원망하는 습관적인 태도가 선명하게 보이고 또 줄어들어 갑니다.


마음이 달아난 것을 알아차렸다면, 자신에게로 향하는 비난과 원망을 의도적으로 내려놓는 것이 도움 됩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 평가하고 판단한 것에 대한 비난과 판단마저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마치 힘들어하는 친구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등을 토닥여 주듯이, 스스로를 그렇게 대해야 합니다.


비난, 원망, 평가와 판단 대신에 너그러움과 따뜻함으로 바라보고, 친절하게 주의를 돌려서 다시 호흡이라는 대상으로 돌려서 오면 됩니다. 열 번이고 백번이고 지속해서 돌아오는 그 과정에서 수련이 더욱 깊어집니다.


숨을 쉬고 있는 한, 우리에게는
잘못된 것보다 잘 된 것이 더 많다.
- 존 카밧 진 -


감사와 사랑

세상에 100% 잘못된 것이 있을까요? 지금의 상황이 아무리 비관적이라 하더라도 그나마 다행이고 감사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지금보다 조금 더 힘겨워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는 있지만, 이러한 힘겨움이 영원히 이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는 아직 '살아' 있고, 더 나아지기 위한 선택과 노력을 멈추지 않을 테니까요. 죽음이 모든 것은 끝이라면, 반대로 살아있는 동안에는 언제나 변화의 기회가 있습니다.


세상에 변치 않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지금의 나는 저절로 생겨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태어나고 성장하는 모든 순간들에서 가족과 사회와 세상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 삶입니다. '나 혼자서도 충분해'하며 반대하고 싶을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우리는 함께 살아살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도움을 주고받으며 감사하고 고마워하는 것이 우리의 본래 모습입니다.


명상 중에 만나는 어려움들도 오히려 좋은 수련의 기회로 여기며 감사할 수 있고, 지금 앉아있는 이 자리와 이 시간들도 하마터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스스로를 보살피기 위한 마음을 먹고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은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나의 온 존재를 건 듯이 주의를 기울이며 명상하는 것은 대담하고, 혁명적이고, 근본적인 사랑의 행위라고도 말합니다.


지혜롭게 수행하는 방법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니까'라는 대사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자기 자신에게는 ‘나를 사랑하자’는 말이 자기 합리화로 오해되기도 합니다. 게다가 시키는 대로 했으니 결과는 무조건 좋아질 거야라는 맹신이나, 결과는 나와 상관없다며 책임지지 않으려는 생각은 자칫 명상을 빈 껍데기뿐인 습관으로 자리 잡게도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지속적인 수행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유익이 있습니다만, 진정한 자기 보살핌은 맹목적 따뜻함이 아니라, 지혜로운 선택과 책임감 위에 서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마음챙김 수행 상황을 되돌아보면서, 미흡하거나 부족한 생각이 들더라도 너그럽고 친절하게 수용할 줄 알면서, 발전을 위한 새로운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것이 현명합니다. 마음챙김 수련은 생각보다 긴 여정입니다. 그리고, 긴 여정의 끝에 무지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챙기는 지금 이 순간, 긴 여정의 모든 순간에서 무지개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너그러움, 감사, 따뜻함, 친절함, 사랑이 담긴 무지개 말입니다.


마음챙김의 일곱 가지 태도:
초심자의 마음, 비판단, 수용, 인내, 신뢰, 내려놓기, 너무 애쓰지 않기



마음챙김의 태도로 살아가는 삶

마음챙김의 태도들은 개별적으로도 고유한 유익을 가져다주지만, 서로 상호작용 하면서 함께 일어납니다. 그리고, 너그러움, 감사, 그리고 사랑같은 너무나 인간적이고 보편적인 삶의 태도가 든든하게 바닥을 지탱해 줄 때 시너지는 더욱 커집니다. 마음챙김은 결코 특별한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보편적인 방식으로 각자의 삶을 든든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별함만이 있을 뿐입니다.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먼 길을 떠나는 이야기는 결국 여정이 시작된 바로 그 자리에서 파랑새를 찾으면서 마무리됩니다. 방황하듯 쫓기는 여느 삶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야 할 곳도 지친 몸을 쉬어갈 곳도 바로 지금 여기입니다. 단지 '지금 여기'만 있을 뿐입니다. 이곳이 바로 온전한 삶의 시작이자 도착지입니다. 여러분의 지금 여기에는 무엇이 있나요?


파랑새는 먼 곳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숨 쉬고 있는 이 자리에서 날아오릅니다.


[잠깐 멈춤, 지금 여기에 머물기]

1. 의도를 가지고 멈추기
'지금 여기'에 온전히 머무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단지 잠시 멈춥니다.

2. 지금 여기에 머물면서 알아차리기
1. 원인을 파악하고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단지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기만 합니다.
2. 눈에는 어떤 장면이 들어오나요? 귀에는 어떤 소리가, 코로는 어떤 냄새가 들어오나요?
3. 몸에는 어떤 것이 느껴지나요?
4. 어떤 감정이나 생각이 올라오나요?
5.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판단하지 말고, 단지 조금만 더 알아차려 봅니다.

3. 계속 살아가기
뭔가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나요? 지금은 어떤 일이 벌어지나요?
가장 바른 것을 선택해서, 하던 일을 계속 이어갑니다.

주의 사항
어떤 결과를 기대하지 말고, 단지 알아차려 봅니다.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이 우리가 얻어 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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