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 고등학교 - 下

その夏、私たちが残したもの

by KRG




현재는 4교시다.

지난 3교시동안 히노테가 알아들은 유일한 단어들은 모두 외래어였다. 이상하게 또박또박한 발음의 일본어는 히노테에게 외계어처럼 들렸다. 그런 의미로 1교시동안은 창문 밖을 보며 멍을 때렸고, 2교시동안은 노트에 그림을 그리며 보냈다. 3교시에는 꾸벅꾸벅 졸아서 기억에 남는 것도 없다.

적어도 다음 교시는 점심시간이다. 그나마 다행이랄까… 다음 교시가 점심시간이라는 행복한 사실마저 없었다면 히노테는 지금쯤 숙면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대신에 히노테는 샤프를 분리하며 놀기 시작했다. 어차피 수업은 들어봤자다, 특히 일본어 시간이니까.



샤프의 펜촉과 본체를 분리하고, 샤프심을 빼고… 분리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모두 분리된 상태였다. 그럼 다시 합체를 해볼까. 다시 샤프심을 넣고,.. 어라, 이건 어디에서 나온 거더라?

히노테가 샤프를 분리하며 놀 때, 그의 책상에 어느 쪽지가 툭하고 떨어졌다. 의문에 찬 히노테는 앞에 있는 마사키를 쳐다보았다. 그는 작은 미소랑 함께 곁눈질로 히노테를 쳐다보았다.

히노테는 잘 접힌 쪽지를 천천히 폈다. 쪽지에는 독특하고 지저분한 글씨체로 검은색과 파란색 영문이 적혀 있었다. 아무래도 검은색 볼펜이 나오지 않아서 파란색으로 교체한 모양이다.



‘ 점심 같이 먹자! 아침에 만난 애들이랑 다른 반 친구랑. 어때? ‘

히노테는 삐뚤빼뚤한 글씨체를 통해 단문을 읽었다. 히노테는 곧바로 펜을 잡고 마사키의 글 아래에 ‘ 좋아! ’ 라고 썼다. 마사키가 먼저 다가와서 친구들을 소개해 주면 히노테도 환영받는 기분일 것이다.

히노테는 정성스럽게 쪽지를 다시 접은 뒤, 고개를 들어 선생님의 눈치를 보았다. 선생님은 뒤를 돌아 칠판을 지우고 있었다. 히노테는 가볍게 쪽지를 마사키의 어깨너머로 툭 던졌다. 다행히도 쪽지는 마사키의 책상에 조용히 안착했다.



히노테 앞에서 종이를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몇 초 뒤 마사키는 고개를 뒤로 살짝 돌려 히노테에게 미소를 보였고, 히노테 역시 그에게 미소로 답했다. 물론 선생님이 마사키를 부르기 전까지였지만.

“ まさき!転校生と何してるの?ちゃんと集中して!”

“ あっ! はい!”

아야마치는 선생님의 부름에 깜짝 놀라 고개를 앞으로 돌리며 소리쳤다. 히노테는 이해할 수도 없는 일본어와 혼나는 듯한 마사키를 보고 웃음이 튀어나올 뻔했다.



히노테는 샤프를 다시 만지작거렸다. 이리저리 부품을 조립하니까 샤프가 다시 원상 복구되었다. 샤프를 다시 조립했다는 안도감에 히노테는 숨을 내쉬며 창문 밖을 보았다. 밖에 나가서 놀기 딱 좋은 날씨인데, 바람도 선선하고 햇빛도 쨍쨍하고.

히노테는 고개를 낮추어 차가운 책상에 머리를 올렸다. 그 후 고개를 천천히 왼쪽으로 돌려서 푸른 하늘과 솜사탕 같은 구름을 보았다. 놀기 딱 좋은 날씨일뿐더러 낮잠도 자기 딱 좋은 날씨다.

히노테는 눈을 천천히 감았고, 그의 주황빛 눈동자는 하얀 속눈썹에 가려졌다. 머리를 싹 비우며 잠에 들려고 한 순간…



딩동댕동.

타이밍이 기가 막힌다. 잠 자기 딱 좋은, 딱딱한 책상에 눕기 그나마 편안한 자세였는데! 점심을 먹고 오면 다시는 현재와 같은 편안한 자세로 눕지 못할 것이다. 아쉬움에 가득 찬 히노테는 다시 고개를 올려 마사키를 쳐다보았다. 마사키는 어느새 히노테의 오른쪽에 서서 히노테를 내려 보고 있었다.

“ 밥 먹으러 가자, 응? 옥상으로! ”

“ 옥상에서 점심을 먹어? “

“ 아, 금지하는 학교도 많은데 여기는 그냥 허용해. ”

마사키가 친절히 설명해 주었고, 그는 이미 도시락을 꺼내 손에 쥐고 있었다. 히노테는 아무 말 없이 책상의 오른쪽으로 손을 뻗어 가방 속을 뒤적거렸다. 딱딱한 사각형 통이 히노테의 손에 잡혔다. 그는 도시락을 가방에서 꺼내며 일어섰다.

“ 그럼 갈까? ”



그들은 다른 남자아이들을 모아서 복도로 걸어 나갔다. 복도는 이미 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고, 모두 옥상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히노테와 남자아이들은 복도에 있는 다른 학생들을 헤집고 나와서 옥상으로 가는 계단을 이용했다. 눈 깜박할 새에 그들은 옥상에 도착해 있었고, 광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고요한 비행기와 뭉게뭉게 핀 구름이 푸른 하늘을 채웠고, 옥상 아래로는 푸르른 들판이 펼쳐져 있었다. 따사로운 햇살이 들판을 비추며, 바람은 바다에서 불어와 가벼운 나뭇잎 소리를 만들었다. 옥상 위에서 내려다보면 하나미즈라의 집들이 고즈넉하게 자리 잡고 있었고, 어린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학생들은 점심을 먹으며 여러 대화를 나눴고, 그들의 말소리가 히노테의 귀로 퍼졌다.

옥상의 하얀 바닥은 햇빛으로 반짝였고, 여러 나무 벤치에 학생들이 모여 앉아 점심을 먹었다. 몇몇 학생들은 녹슨 초록빛의 철창에 기대어 밥을 먹었고, 몇몇 학생들은 대화를 하느라 밥을 거의 먹지도 않았다. 심지어 어느 여학생들은 돚자리를 가져와서 소풍을 하고 있었다.




“ 레이! “

계단에서 올라와 떼로 몰려오는 학생들에게 유우마가 소리쳤다. 마사키가 말했던, ( 굳이 따지자면, 썼던 ) 그 다른 반 친구가 레이라는 사람인가 보다. 곧 갈색 머리카락의 남학생이 밝은 미소와 함께 총총 뛰어왔다.

“ 유우마! こいつ誰? ”

레이가 히노테에게 싱긋 웃으며 물었다. 히노테는 일본어가 들려오자, 유우마가 대신 대답해 주길 바라며 그를 쳐다보았다.

“ 히노테 요비타. 미국에서 온 애여서 영어로 말해야 해. ”



레이가 눈을 반짝이며 히노테를 보았다.

“ 미국? 그럼 머리카락은 염색이 아닌 건가? 에에, 염색이 아니라기엔 너무 가짜 같은데. 피부도 그렇고. 눈동자도… ”

히노테의 독특한 머리카락과 피부, 눈동자에 대해 묻는 레이의 목소리에는 순수함이 있었고, 이는 히노테를 웃게 만들었다.

“ 백색증이야. 간단히 말하자면 알비노. 신기해? ”



레이는 히노테의 피부와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표정에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가득 채워져 있었고, 히노테는 그의 마음을 잘 알았다. 레이는 히노테를 한참 동안 구경하다가 말을 꺼냈다.

“ 아, 자기소개를 안 했네. 나는 미나미즈 레이야. 넌 히노테 요비타라 했지? ”

그가 미소와 함께 물었고, 히노테는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럼 일단 밥 먹으면서 얘기하자! 다른 애들 이미 다 가버렸어. ”

레이가 헤헤 웃으며 말했고, 히노테는 그의 말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친구들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미 자리를 잡으러 간 것 같았다.



그들은 옥상을 돌아다니다가 친구들을 발견했다. 남학생들은 벤치에 앉아서 도시락을 열고 밥을 먹고 있었다. 마사키와 유우마는 주먹밥을 먹고 있었고, 옆에 있던 류토는 끊임없이 일본어로 무언가를 조잘댔다. 한편 류토 근처에 앉은 타츠야와 사토시는 반쯤 포기한 얼굴로 류토의 말을 모두 들어주었다. 마사키는 주먹밥을 먹기 위해 마스크를 벗을 때마다 고개를 돌려서 피부를 가렸다.

“ 야, 우리 두고 가면 어떡해! ”

레이가 웃으며 벤치에 앉았다. 히노테는 조용히 레이 곁에 앉아서 도시락을 열기 시작했다. 도시락 안에는 샌드위치가 자리 잡고 있었다. 샌드위치 옆에는 오렌지 사탕 하나가 투명한 비닐 속에 들어가 있었다. 샌드위치는 치즈와 햄, 각종 야채와 달걀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히노테는 반으로 나누어진 샌드위치 한쪽을 집어서 먹기 시작했다.



레이는 도시락을 꺼내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그의 도시락에는 우메보시가 얹어진 하얀 쌀밥과 계란말이, 바삭한 가라아게, 신선한 오크라가 가지런히 담겨 있었다. 히노테는 밥 위에 올려진 새빨간 우메보시를 가리키며 물었다.

“ 이건 뭐야? ”

레이는 능숙하게 젓가락으로 우메보시를 조금 잘라서 집었다. 그는 장난스러운 표정과 함께 젓가락을 히노테에게 향했다.

“ 궁금하면 먹어봐야지! ”

히노테는 쭈글쭈글 이상하게 생긴 우메보시를 경악하며 보았다.

“ 이상해…”



레이는 히히 웃으며 우메보시 조각을 히노테의 입에 툭 넣었다. 레이의 행동을 예측하지 못한 히노테는 그의 혀를 감싸는 짜고 신 독특한 맛에 당황했다.

“ 으아- ”

히노테는 순간 뱉어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결국 삼키게 되었다. 이상한 식감과 맛이 그의 목을 타고 천천히 사라졌다. 히노테는 곧바로 그의 샌드위치를 입에 쑤셔 넣으며 투덜댔다.

“ 뭐야…!! 당황했잖아! ”

레이는 그의 반응에 하하 웃으며 말했다.

“ 미안 미안~ 내가 나중에 갚을게. ”



히노테는 ‘ 치 ‘ 라고 소리 내고 다시 샌드위치를 먹기 시작했다. 마사키는 마스크를 쓰고 그를 흘깃 쳐다보며 물어보았다.

“ 학교는 어때? ”

마사키가 주먹밥을 삼킨 뒤 조용히 물었다. 히노테는 안도로 찬 미소와 함께 답변했다.

“ 좋아. 모두 일본어를 써서, 영어로 말해달라고 부탁하는 게 약간 부담이긴 한데, 뭐. ”

마사키 옆에 있던 류토는 그들의 대화를 조용히 엿듣고 있다가, 몸을 돌렸다. 그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렸고, 다른 학생들은 ‘ 또 무슨 짓거리를 하려고? ’ 라고 물어보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류토는 숨을 짧게 내쉬었다. 뭔가 느낌이 안 좋다. 히노테는 류토의 행동에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쟤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고.

“ 얘들아!! 들어봐!! ”

그가 벤치 위에 선 뒤, 입 좌우로 손을 붙여서 학생들에게 목청껏 소리쳤다. 학생들은 그의 행동에 수군대다가 팔짱을 끼고 그의 말을 들어주었다. ‘ 쟤 또 저런다, 또. ’ 그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아무래도 한두 번 있던 일은 아닌 것 같았다.



“ 여기!! 있는 애가!! 전학생인데에!! ”

그가 히노테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의 우렁찬 목소리가 옥상에 퍼졌고, 옥상에 있던 모든 학생이 히노테를 쳐다보았다. 히노테는 순간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자 당황한 나머지 얼굴이 붉어졌다. 마사키는 깜짝 놀라 오른손으로 류토의 팔을 잡고, 왼손으로는 그의 입을 막으려 했다.

" 내가 몇 번을 말해? 이런 거 하지 말라고! "

마사키가 류토의 귀에 속삭였다. 하지만 류토는 멈출 기색이 없는 듯, 마사키의 손이 입을 막아도 다시 소리쳤다.



“ 미국에서 온 친구여서!! 영어로 말해줘야 해!! ”

마사키의 손을 통해 류토가 소리쳤다. 소리가 조금이나마 줄어들었지만, 마사키의 손 정도는 그의 말을 멈출 수 없었다. 히노테는 얼굴을 하얀 손으로 가리며 남들의 시선을 회피했다.

“ 자! 이제~ ”

류토가 마사키의 손을 떼며 벤치에서 내려왔다. 그는 허리에 두 손을 얹으며 당당하게 말했다.

“ 모두들 너한테 영어로 말해줄 거야! 그럼 문제 해결 된 거지? ”

학생들의 속삭임에 히노테는 얼굴이 붉어져 말을 잇지 못했다.







하굣길에 히노테는 마사키와 함께 바닷가로 놀러 가게 되었다. 2명으로는 놀기에 부족했으니, 바닷가로 향하는 길에 그들은 유히야에 들러서 시카를 끌고 왔다. 시카는 가게를 운영해야 한다고 반대했지만, 그녀는 마사키의 힘에 이기지 못해 결국 끌려가고 말았다.

그들은 현재 바닷가에 도착했다. 모래는 햇살에 비추어져서 이글이글 익는 것 같았다. 히노테는 신발과 양말을 벗은 뒤 뜨거운 모래사장을 피해 시원한 바다로 뛰어갔다. 그는 발목이 잠길 때까지 바닷물에 걸어 들어갔고, 파도가 그를 환영해 주었다. 파도가 그의 다리에 부딪쳤고, 햇빛에 반짝이며 서서히 사라졌다.

히노테는 두 팔을 하늘로 향해 뻗으며 기지개를 켰다. 그는 후우 숨을 내쉰 뒤 고개를 돌려 마사키를 보았다. 시카는 마사키의 팔을 붙잡고 강제적으로 그의 손과 팔에 선크림을 바르고 있었다. 정말 시카와 마사키는 모자 관계처럼 보였다.



드디어 마사키가 시카로부터 벗어나 히노테를 향해 뛰어갔다. 그는 바다의 딱 앞에 서서 멈추었다. 물을 두려워한다고 했지. 마사키는 모래사장에 쭈그려 앉아서 히노테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 시원해? ”

히노테는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엄청! 나중에 수영도 해 봐야지! “

“ 수영까지? ”



마사키는 놀란 눈치였다. 한편 뛰어 온 마사키를 뒤따라 시카가 천천히 걸어왔다.

“ 너, 완전 나 같은 사람이잖아? “

마사키는 시카의 말에 킥킥 웃으며 히노테에게 말했다.

“ 기분 나빠하지 말고. ”

히노테는 그의 장난에 하하 웃었고, 반면에 시카는 마사키의 등을 탁 때리며 소리쳤다.

“ 야! 최고의 칭찬이거든! ”

시카가 마사키를 때리는 덕분에 마사키는 소리를 지르느라 그녀의 말을 듣지 못했다.



“ 왜요, 누나도 바다에서 수영하는 거 좋아해요? ”

히노테의 질문에 시카는 자랑스러운 표정을 짓고 자기 자신을 엄지로 가리키며 말했다.

“ 당연! 그 이상한 할아버지가 마사키를 바다로 던졌을 때 내가 뛰어 들어가서 구했다고! 말하지 않았니? 그만큼 내가 수영을 잘한다고! ”

마사키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그녀의 말을 들었다.



“ 이젠 늙어서 못하잖아. ”

“ 야!! 바다에 넣어버린다?! ”

“ 네네, 늙어서 나 들 힘도 없으면서.”

시카는 분하다는 듯 모래 한 주먹을 쥔 뒤 장난스레 마사키의 몸에 던졌다. 마사키는 그녀의 장난을 받아주며 으악 소리쳤다. 시카가 마사키와 다투는 와중에 히노테는 풍경을 쳐다보았다. 시카와 마사키의 대화는 그에게 들리지 않았고, 푸른 하늘과 하얀 점으로 표현된 태양, 그리고 햇빛에 반짝이는 파도의 물결은 히노테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데에 충분했다. 한편 마사키는 히노테에게 고개를 돌리며 시카와 다투는 것을 멈추었다. 그는 히노테의 시선이 향한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 예쁘지? ”

마사키가 웃으며 물었고, 히노테는 고개를 돌려 미소로 답변했다. 한편 시카는 유히야에서 가져온 수박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수박을 반으로 갈라서 삼각형으로 손질한 뒤 그녀는 남학생 두 명에게 한 조각씩 주었다.

히노테는 바다에서 나와서 수박을 받았고, 마사키는 모래사장에 앉으며 수박을 받았다. 히노테는 그의 옆에 앉으며 수박을 먹기 시작했다. 수박의 시원하고 단 과즙이 그의 입에서 불꽃놀이처럼 팡팡 터졌다. 마사키 역시 마스크를 벗고 수박의 씨앗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포근한 침묵이 그들 사이에 지나갔고, 그 침묵을 깬 사람은 시카였다.



“ 히노테, 기타 배워볼래? 물론 공짜로. ”

히노테는 그녀의 뜬금없는 말에 당황했다. 기타?

“ 원래는 마사키 가르쳐 주려고 했는데, 죽어도 싫다네. ”

“ 시끄럽단 말이야. ”

시카와 마사키가 다시 투닥거리기 시작했고, 히노테는 그들을 빤히 쳐다보았다.



히노테는 고민했다.

“ 기타 치면 손가락이 다칠 수도 있나요? ”

“ 처음 친다면 코드를 잡는 손가락이 아프긴 하지. 왜? ”

그의 증후군이 히노테는 걱정됐다. 그는 코를 살짝만 쳐도 코피가 끊임없이 나는 그런 증후군을 갖고 있었다. 기타를 치다가 손가락에 멍이 들면? 어머니가 그의 손가락에 멍이 난 걸 보면 그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 제가 헤르만스키-푸들리크 증후군이라고, 유전 질환이 있는데, 출혈이 많이 일어나서… ”

시카는 수박을 삼킨 뒤 그의 눈치를 살폈다. 먼 곳을 바라보는 히노테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 차 있었다. 시카는 수박 껍질을 따로 가져온 비닐봉지 안에 넣으며 말했다. 그녀는 히노테를 위로하는 듯한 미소와 함께 말했다.

“ 뭐야, 그럼 말을 하지! 괜히 미안하잖아. 괜찮아, 어차피 제안한 이유도 그냥 다른 사람을 가르치면 실력이 늘 것 같아서 그런 거야. 중요한 거 없어. ”

히노테는 시카의 말에 히노테는 작은 미소로 답했다.



마사키는 자연스럽게 주제를 바꾸며 물었다.

“ 학교 어땠어? ”

히노테는 바로 미소를 지었다.

“ 엄청 좋았어! 애들도 다 착하고. “



“ 애들 귀찮지 않았어? 그, 타츠야, 유우마,... 류토랑 사토시. 아, 레이도 만났니? ”

시카가 마사키의 친구들을 아는 듯이 물어보았다. 그녀가 어떻게 그들의 이름을 알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든 히노테가 물었다.

“ 아, 네. 어떻게 아셨어요? ”

“ 걔네야 항상 몰려다니니까 알지. 방과 후면 항상 소리 지르면서 유히야에 오는데 시끄러워 죽겠어. 특히 그 류토라는 애. ”

히노테는 피식 웃었다. 말이 많은 류토… 모두에게 호감은 아닌가 보다.



시카는 다행이라는 듯이 부드러운 표정으로 히노테에게 말했다.

“ 그래도 다행이네, 애들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게 쉽지는 않을 텐데. ”

히노테는 그녀의 작은 걱정에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

“ 말만 통하면 괜찮죠, 뭐. 쉽지는 않아도. ”



시카는 마사키에게 수박을 한 조각 더 주며 부탁했다.

“ 다른 애들이랑 친해지는 건 좋은데, 우리 마사키 좀 잘 부탁한다. 얘가 은근히 상처를 잘 받아서- ”

마사키가 빨개진 얼굴과 찌푸린 미간으로 시카를 째려봤다.

“ 아 누나! 내가 애냐고! ”



시카는 킥킥 웃으며 두 손으로 그녀의 턱을 괴었다. 그녀는 창피해하는 마사키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 난 너 태어날 때부터 봤는데. 넌 나한테는 항상 애기다. ”

마사키는 칫소리를 내다가, 홍조를 가라앉히기 위해 고개를 돌려 히노테의 시선을 피했다. 히노테는 이 상황이 마냥 재밌다는 듯이 그 둘을 지켜보았다.



히노테는 씩 웃으며 마사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 그럼… 시카 누나의 부탁 덕분에, 내일 아침도 등교 같이 하는 거다? ”







책에 나오는 ' 미나미즈 레이 ' 는 re:start 님의 캐릭터입니다.


re:start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keyword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