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 지난 지, 이제 한 다섯 달쯤 된 것 같습니다.
무슨 선물을 받았냐고요?
글쎄요, 아무것도 받지 못했습니다.
사실 저는 기념일을 잘 챙기는 편이 아닙니다.
내 생일조차 기억하지 못할 때가 많죠.
아차 하는 사이에 지나가 버리고,
그냥 평범한 하루처럼 묻혀 버립니다.
그런데 생일이 지나고 일주일쯤 되었을까요.
아내가 퇴근길에 꽃게 한 보따리를 들고 들어오더군요.
그 순간 저는 마치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들떴습니다.
꽃게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거든요.
그런데 평소 살아 있는 게를 잡는 걸 못 보던 아내가
그날은 결심한 얼굴로 게를 손질하는 겁니다.
“내가 뭐 도와줄까?”
저는 입맛을 다시며, 아내의 옆에서 서성이고 있었죠.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아내가 칼을 내려놓더니 울기 시작했습니다.
“미안해요… 당신 생일을 챙기지 못했어요.”
그제야 저는 내 생일이 지났다는 것을 떠올렸습니다.
아내는 요즘 유난히 바빴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가 오고, 늦은 밤까지 일하느라 정신이 없었죠.
그래서 제 생일을 잊은 게 당연하다 생각했어요.
솔직히 조금도 섭섭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울면서 말했습니다.
“다음엔 내가 잊으면 꼭 미리 말해줘요. 당신 생일만큼은 내가 꼭 챙길게요.”
저는 그 말을 듣자, 아내를 꼭 안았습니다.
아내는 꽃게 냄새가 몸에 밴다고 난리였지만
그깟 꽃게 냄새가 무슨 대수겠습니까?
이렇게 고마운 아내가 있는데요.
그 순간이 어느 무엇보다도 더 특별한 생일 선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