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두나 Aug 30. 2022

11. 사서교사 입니다만

어쩌다 사서교사 

초등학교 재학 시절 많은 교사들을 만났지만 불행하게도 닮고 싶은? 본받을 만한? 스승을 만나지 못했었다. 학교 선생님들은 왜 이모양이냐고 욕을 하고 다닐 정도였으니, 알만하다. 

그런데 그런 내가 왜? 하필? 교사가 되었을까? 

그리고 그 많고 많은 교사 중에 사서교사? 


중학교 진학 후에는 초등학교와는 다르게 다행히도 좋은 선생님들을 담임교사로 만나게 되었고, 그때 문득 우리 선생님 같은 선생님이 된다면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아주 막연한 생각이었고, 

교사가 되면 보람찰 것 같긴 했지만 경쟁과 억압을 강요하는 학교에서 평생 일한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좋아하는 것과 일하는 건 또 다르지 않나?라는 생각을 할 무렵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고등학교는 진로 결정 상담의 시간이다. 나의 진로를 찾고 나의 성적에 맞는 과를 찾고, 그에 맞게 공부하고,, 

그때 당시에도 어렴풋이 교사는 어떨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입시경쟁에 학생을 내모는 교사는 되기 싫었다. 그러다 경쟁시키는 담임선생님이 싫으면 다른 교사 하면 되지!라는 담임선생님의 코칭에 따라~ 비교과 교사들을 찾아보았고,, 

보건 선생님은 어떨까? 피가 싫어서 탈락

영양 선생님은 어떨까? 어려서부터 요리에 기질이 없었으므로 탈락

그럼,, 요즘 뜨고 있는 사서교사는? 그게 뭔데요 선생님? 


사서교사는 책을 다루는 직업이야. 학교도서관에서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책을 다루고, 책과 관련한 수업을 하는 책 전문가이지! 


그렇다. 이것이 내가 사서교사의 길로 뛰어든 계기이다. 

책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독서광은 아니었지만 싫어하진 않았다. 

도서관을 수시로 드나들진 않았지만 그 특유의 책 냄새가 싫진 않았다. 

경쟁을 시키는 교사가 되긴 싫었지만 학생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 전문가라면 자신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떠냐고? 

사서교사 입니다만 책 읽을 시간은 없다. 

사서교사 입니다만 독서수업과, 컨설팅, 보충수업으로 도서관에 붙어 있지 않는다. 

사서교사 입니다만 별로 궁금해하지 않을 수도 있는 학교도서관 이야기를 쓰고 있다.


학생들이 자라는 걸 보며 함께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지금 일이 제법 적성에 맞는 것 같아 행복하다. 

이전 09화 9. 카페에서 만난 북큐레이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