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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봄 Jun 10. 2019

이상하고 아름다운 셀렝게. 무박 3일로 다녀오기

밤기차의 낭만. 사막, 숲, 강, 그리고 초원까지 만날 수 있는 장소.


동기 단원들과 함께 몽골 북부에 위치한 러시아와의 접경 지역인 셀렝게에 다녀왔다.

밤기차를 타며 즐길 수 있는 낭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기에 더욱 즐거웠던 무박 3일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셀렝게로 향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택시 혹은 기차.

내가 이용한 기차에는 세 가지 등급이 있다. 4인실의 문이 있는 방 형태의 쿠페, 쿠페와 같은 침대 배치이지만 문이 없는 하가스 쿠페, 앉아서 가는 니틴이 있다.

기차표 예매는 현장에서 직접, 혹은 몽골 철도청 사이트에서 할 수 있다. 우리는 철도청 사이트에서 예매해 qr코드가 나온 표를 출력해서 가져갔다.


울란바타르 20:35 출발 > 수흐바타르 익일 04:36 도착

수흐바타르 20:55 출발 > 울란바타르 익일 06:00 도착 

이 일정으로 무박 3일의 여행을 다녀왔다. 기차표는 1인 18,200투그릭.



뜨거운 물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렇게 컵라면을 끓여먹는 묘미도 있다!

게다가 밤에는 창문으로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잠에 들 수 있다.



셀렝게 내에서 이동할 때는 택시를 이용했다. 아는 분이 추천해주신 기사분과 동행했는데 새벽 다섯 시에 만나서 우리를 호텔에 데려다주고, 실제 일정은 오전 10시부터 기차 타기 전에 20시 30분 정도까지 함께 했다.

 

택시 투어 약 10시간: 60,000 투그릭



새벽 도착이라 잠시 쉬기 위해 들린 호텔. 대실 개념이 없는 건지 결국 흥정에 실패하고 1박 가격에 5인실을 7명이 이용했다. 시설은 나쁘지 않았고, 지금 몽골 내에서 온수 단수가 실시되고 있는 시기라 그런지 온수는 나오지 않았다.

5인실 5시간 이용: 75,000 투그릭



IRISH PUB

점심을 먹으러 온 식당. 원래 러시아식 음식을 먹으러 갔으나 러시아 음식은 없고, 식당에 되는 음식도 몇 개 없어서 찾아온 식당이다. 9명이서 배부르게 먹고 11만 투그릭 정도 나왔다. 가격대는 나쁘지 않은 듯!



이 빵은 보통 셀렝게 빵이라고 부르는 이 곳에서 유명한 빵이다. 식빵처럼 생겼는데 맛은 바게트와 비슷한 것 같다. 겉은 굉장히 질기고, 속은 촉촉하게 가득 차있다. 둥근 모양의 셀렝게 빵을 사서 뚜껑을 자르고 속을 파내 빠네 파스타를 만들면 정말 명물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작은 빵은 1200 투그릭, 큰 빵은 3500 투그릭이었다. 빵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연유를 2,000 투그릭에 살 수 있는데  우유맛이 진하고 정말 너무 맛있다... 시장에서 팔고 있으니 사서 꼭 한 번쯤 먹어보길 바란다!


넘트 휴양림


넘트 휴양림

소나무와 자작나무로 이루어진 숲이다. 숲에 들어오자마자 싱그러운 나무 냄새가 콧 속으로 가득 들어온다. 숲 속에 숙박할 수 있는 통나무 집들도 있어서 다음에 셀렝게에 온다면 1박 정도 숙박을 하고 가도 좋을 것 같다.



알탄 볼락

러시아와 몽골의 접경 지역으로 입국심사를 하는 건물이 있다. 기사 아저씨가 최대한 가까이 가주셔서 러시아 건물들도 볼 수 있었다. 저 멀리 성당 같은 종교적인 건물도 보였다.

반도에 위치한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차를 타고 국경을 넘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유한킴벌리 숲

우리가 잘하는 그 휴지 회사. 유한킴벌리에서 조성한 숲이다. 2003년에 시작해 현재까지 총 1,013만 그루의 나무가 심겨 있다. 셀렝게 지역에 점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는데 이 숲이 그 사막화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를 바란다.



허여르 엘스

그 사막화의 결과일까. 셀렝게에는 허여르 엘스라는 이름답게 두 개의 사구가 있다. 작은 고비라고도 불리는 이 곳은 차를 타고 초원을 달리다 보면 뜬금없이 나타난다.



자세히 보면 뒤쪽에는 초록 초록한 풀들과 산이 보인다. 사막화가 진행되어 만들어진 작은 사막인 듯하다.



셀렝게 강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까지 연결되는 몽골에서 가장 긴 강으로 1000km가 넘는다. 이 강이 내가 그토록 가고 싶어 하던 바이칼 호수까지 이어진다니... 배를 타고 떠내려 가고 싶을 정도였다.



새흐니 후틀

이 곳을 전망대라고 해야 하나... 여하튼 올라가 보면 셀렝게 강이 내려다 보이고, 강 너머의 러시아까지 보이는 높은 절벽이다. 칭기스칸과 그의 부인의 얼굴이 새겨져 있기도 하다. 내가 살고 있는 바가노르 근처에도 칭기스칸의 흔적이 있는데 수백 km가 떨어진 이 곳에도 이런 유적이 있다니, 이 사람이 정말 많은 곳에 영향을 끼쳤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기사 아저씨가 어눌한 한국말로 여기서 밥도 해 먹고, 술도 마셨다는데 정말일까?



그 외의 장소들

기사 아저씨가 '여기서 칭기스칸이 아내를 샀어'라며 내려준 장소에는 큰 돌과 땅에서 물이 샘솟는 곳이었다. 설명이 부족해서 진짜 아내를 산 건지, 결혼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내가 6명이었다고 하니... 그 새흐니 후틀에서 본 아내가 여기서 만난 그 아내인 건지 아님 다른 여자인 건지는 나중에 더 찾아봐야 알 것 같다!

그리고 지금 계절에, 6월에는 초원이 푸르기 때문에 어디서 내리든 지 기가 막힌 지평선의 초원에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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